|
3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대거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식인들이 경제민주화 입법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보수 성향의 지식인 121명은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선언문을 발표하고 "국회는 포퓰리즘에 치우친 경제 죽이기 입법을 중단하고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살리기 입법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지식인 선언에는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최인식 시민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 등 학계ㆍ문화예술계ㆍ비정부기구(NGO)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미국ㆍ유럽의 재정 문제, 일본의 엔저정책 등으로 많은 기업이 적자를 우려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하는 입법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킴으로써 우리 경제의 앞날을 한층 더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업을 옥죄는 법률로 대기업 때리기에 집중하는 공정거래법안, 청년 신규채용을 어렵게 하는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 38조원이 넘는 비용 증가를 유발하는 통상임금 산정 문제, 사회 갈등만 야기하는 엄마가산점제, 막대한 보험재정 지출을 초래하는 통근재해 도입 등을 꼽았다.
선언문은 "국회는 사회 분열을 심화시키고 우리 경제 현실과 기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입법을 철회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식인들은 또 국회의원들로부터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임기 동안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 입법에 동참할 것을 서약하는 서약서를 받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해 "기업의 정상적 내부거래를 일감 몰아주기로 왜곡해 위축시키는 것은 대기업을 적대시하는 정책에 불과하며 기업 경쟁력도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도 정치적 판단에 따라 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정치권은 모든 경제활동을 갑을관계로 잘못 해석하고 있는데 현실은 을이 갑이 되기도 하고 을이 병에 갑의 노릇을 하기도 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가진 '슈퍼 갑'의 특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경제민주화도 달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장 우려되는 법안으로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꼽은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기업투자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면 기업 보고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조원 단위의 투자는 한 개의 회사가 리스크를 떠안고 할 수 없어 순환출자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