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이가 산을 옮긴다는 이 말은 난관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센 의지로 노력하다보면 결국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품질향상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품질개선을 위한 이들의 노력이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비약적인 결실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제품의 불량률을 줄이는 수준의 품질개선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품질혁신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고비용의 기술로만 도달할 수 있었던 품질기준을 저비용의 기술로도 근접시킬 수 있다면 그 시장성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수준. 경북 영천의 (주)그린하니컴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종이 하니컴에 고분자 수지를 코팅해 목재파레트보다도 가볍고 친환경적인 종이파레트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제품의 내구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품질개선을 위해 매진해왔다. 이를 위해 다양한 수지개발에 힘써오던 그린하니컴은 뜻하지 않은 성과를 거두게 된다.
바로 타지 않는 종이를 개발하게 된 것. 수지의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첨가했던 무기질의 소재가 종이에 난연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종이에 돌가루를 섞은 송진을 발라 굳혔더니 가볍고 단단하면서 물에 젖지도, 불에 타지도 않는 새로운 재료를 얻게 된 셈이다.
물론 각기 다른 물성의 소재들을 결합하기 위한 최적의 구성비를 알아내고 또 이를 대량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자체 제작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불연성과 유해가스 발생 기준에 대한 인증까지 획득한 이 제품은 기존 종이 하니컴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한한 시장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주)육인테크 역시 마찬가지다. 용융아연도금 전문업체인 육인테크는 자동화설비를 통해 품질개선의 한계를 뛰어넘은 경우다. 용융아연도금은 저렴한 도금비용으로 건설용 자재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연과 반응하는 시간이 동일하지 않고, 각진 부위 등에 용융아연이 맺히는 단점이 문제였다. 하지만 육인테크는 원심력을 이용한 자동화설비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자동화설비로 피막형성 시간의 오차를 줄였으며, 강한 원심력을 이용해 맺힘 현상도 제거했다. 이를 통해 40~50마이크론 범위내로 피막두께를 조절할 수 있게 된 육인테크는 고비용의 도금방식에만 의존해왔던 정밀부품으로까지 그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쏟아지는 일감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