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돌연 연기하자 그 배경과 매각구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를 연기한 것은 쟁점의 문제 라기 보다는 검토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위원들이 비가격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즉 가격과는 달리 비가격 부문에 대한 평가점수는 다소 주관적일 수 있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점수 차이가 나는 부분을 한번 더 봐달라는 주문이다. 이와 함께 그 동안 매각과정에서 ‘특정 업체 밀어주기’ ‘입찰 정보 누설’ 등 극심한 혼탁 양상도 발표연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부실 매각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마당에 대우건설 매각은 신중해야 한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날 공자위 매각소위는 오전 9시부터 12시30분까지 3시간30분동안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결과 캠코의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2시30분 열린 본회의에서 ‘비가격’에 대한 평가항목이 워낙 많아 일일이 검증하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매각소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최종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자금조달계획 ▦경영능력 ▦매각성사 가능성 ▦손해배상 한도 등 크게 4가지로 이뤄진 비가격 부분은 각 세부항목만도 20여 가지에 이른다. 때문에 5개 컨소시엄 대표들이 제출한 자료가 30박스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공자위 관계자는 “가격 부분은 확실히 점수가 구별되지만 비가격 부분은 업체들이 낸 제안서 내용을 자세히 읽어봐야 알 수 있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공자위의 선정 연기 소식에 금호를 제외한 다른 입찰 기업들은 매각구도의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공자위도 현재 불거지고 있는 인수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면밀히 검토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임그룹 관계자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는데 공자위가 공정한 매각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매각 구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공자위 매각소위가 비가격 부문에 대한 재평가를 하기로 했지만 가격과 비가격에 대한 배점이 67대33으로 이미 결정 난 상태여서 가격을 가장 높게 쓴 금호아시아나그룹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일정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대우건설 매각문제를 최종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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