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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꿈을 잃은 청춘들의 삶이란…


“네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먼 미래가 언제지?” “내일.”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주인공 두 사람의 이 같은 대화를 통해 문을 연다. 이 대사는 영화의 많은 내용을 함축한다. 이 작품은 말 그대로 ‘내일 이상의 미래를 꿈꿀 수 없는 하루하루도 힘겨운 아이들의 삶’을 그린 영화다. 밑바닥 청춘들의 삶을 그린 전작 ‘마이 제너레이션’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노동석 감독은 이 영화 역시 사실적인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희망 없는 청춘들의 삶을 재구성해나간다. 그렇게 해서 한창 미래를 꿈꾸고, 삶을 설계해야 할 나이의 아이들의 꿈을 잃고, 결국에는 “우리에겐 내일마저도 없다”고 외치는 절망의 과정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의 주인공은 형제는 아니지만 친형제 이상의 우애를 어린시절부터 맺어오던 종대(유아인)와 기수(김병석). 숨막힐듯한 현실이 힘겨운 도시 뒷골목 두 아이의 삶은 너무나 고달프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종교에 빠져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어머니와의 삶이 너무나 힘겨운 종대에겐 한가지 꿈이 있다. 그 꿈이란 진짜 총을 갖는 것. 무기력한 자신의 삶에 점점 지쳐가는 그는 막연하게나마 자신에게 힘을 실어 줄 것처럼 보이는 총이란 존재에 점점 매달린다. 반면 기수는 이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낮엔 드럼연주, 밤엔 대리운전을 통해 근근히 삶을 유지하는 기수 역시 먼 남국에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지만, 그는 이 꿈을 철저히 꿈으로만 받아들인다. 꿈을 쫓기엔 복잡한 가정사에 짓눌린 자신의 삶이 너무 고달프다. 이렇게 점점 꿈을 잃어가던 두 아이에게 어느 날 한 가지 사건이 생긴다. 종대가 일하던 안마시술소에서 폭력사건이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종대가 실제 총을 얻게 된 것. 결국 이 총 한 자루는 두 아이를 걷잡을 수 없는 사건 속으로 밀어 넣는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미덕은 청춘의 방황을 결코 미화하거나 포장하지 않은 데에 있다. 감독은 그저 꿈을 잃은 아이들의 모습을 담담히 묘사한다. 실제 방황하는 아이들이 존재할 것 같은 빈민가, 공장지대, 유흥가 등의 공간에서 촬영된 영화는 음울한 도시의 이미지를 통해 일탈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뚝심 있게 만들어낸 아이들의 캐릭터와 성실한 촬영의 결과로 빚어진 음울한 영화의 이미지 속에서 방황하는 청춘의 아픔을 담아내고자 하는 감독의 진정성이 읽힌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감독의 진정성이 이야기로 효과적으로 구현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스토리라는 면에서만 보자면 이 영화는 새로운 부분이 많지 않다. 어디 선가 본듯한 느낌의 이야기가 지극히 현실적인 주인공 캐릭터들과 효과적으로 어우러지지 못한다. 이런 아쉬움 때문에 이 에너지와 진정성이 넘치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은 반감된다. 두 주인공의 연기는 좋은 편. 신인다운 풋풋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쉽지 않은 캐릭터를 화면 속에 잘 구현했다. 특히 ‘좋지 아니한가’를 통해 이미 주류 영화계에 데뷔했던 주인공 유아인의 가능성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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