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라면 투자 시점 뿐만 아니라 본인의 자산을 어떻게 배분해 투자해야 할지 늘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지난해는 투자한 자산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린 한 해였다.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해서 여간 고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적 현상을 냉철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결국 투자시점 뿐만 아니라 투자한 자산의 수익률은 이 같은 현상의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나경제연구소에서는 올해 경기가 내수회복과 함께 수출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되어 두 부분이 균형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지난해 3.8%에서 올해는 4.9%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기저 효과로 인하여 5%대 초반까지 성장하나, 하반기에는 4%대 중후반 정도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비는 가계부채조정, 자산효과, 내수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아직까지 실물과 심리 지표간의 괴리현상이 있지만 정보통신(IT) 경기회복, 국제유가 하향 안정 등에 따라 실질소득이 반등될 경우 회복속도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설비투자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금리인상 가능성, 대기업ㆍ중소기업 및 IT산업ㆍ비IT산업간의 투자 양극화, 기업들의 해외투자 확대 등의 제한요인으로 인해 완만한 증가세에 그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8.31 부동산 대책의 입법화에 따른 민간부문의 위축으로 인해 공공부문 중심으로 소폭 회복되는데 그칠 전망이다. 수출은 미국의 개인소비 둔화와 주택버블 해소 가능성, 중국의 고정투자 진정 등에 따른 대외 수요의 증가 둔화로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다. 물가는 통제 가능한 안정된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좋아지는 경제의 펀더멘탈에도 영향을 받지만, 자금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 기대와 금리인상 우려로 투신 채권관련 수탁고가 감소하고, 적립식 펀드 등 개인 투자자들의 간접투자의 확대(주식수요기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와 주가 수준의 부담으로 인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으로의 지속적인 자금유입 현상은 한국 주식시장의 벨류에이션이 장기적으로 저 평가 해소 과정에 진입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난해 주가가 본격 상승하기 시작하여 사상 최고치인 1379.37포인트를 기록함으로써 주가 상승률이 53.9%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하였지만 벨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여전히 값이 싸기 때문에 이 같은 해소국면이 금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민간소비가 본격 회복되면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 회복이 예상되고, 환율과 유가의 변동성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영업이익 모멘텀은 지난해 2ㆍ4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하여 올해는 지난해 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주가상승이 수급상 이유로 지난해 보다 상승률에서는 둔화되나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세계 경제성장의 동력이 아시아 역내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경제 불균형의 해소과정에서 그 영향력이 약화되는 반면 일본, 중국 등의 부각으로 아시아 역내 교역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한국의 주식시장이 기술적으로 장기 박스권의 상단인 장기저항선을 상향 돌파하여 장기상승 추세선상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도 주식시장은 국내외 여러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탈의 개선과 재평가 논리에 힘입어 주가는 1200~1600포인트로 예상되는 등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적립식 펀드는 올해도 상품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지난해 높은 주가상승으로 인해 투자자의 차익실현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보유종목의 수익률 관리가 더욱 요구될 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보다는 개별종목 중심의 주가상승이 예상된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8.31 부동산안정대책, 금리상승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안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부동산 시장은 99년 12월부터 공급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상승하기 시작하여 2003년 10월 이후 다소 안정기조를 보이다가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자금이 재건축 시장, 판교 개발계획에 따른 분당, 용인 등 인근 아파트지역, 그리고 서울시 뉴타운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의 개발예정지역으로 집중됨으로써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올해는 시기적으로도 각종 개발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데다가 8.31 부동산안정대책의 입법화로 그 영향이 가시화되기 시작하고, 금리도 상승기조로 돌아섰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침체내지 보합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에 전년대비 9% 내외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나 금년에는 4~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의 확산으로 투기수요가 사라지고 주택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재건축시장과 기존 주택시장이 하락을 주도하나, 뉴타운 등 재개발시장과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신규 분양주택시장은 다소 활기를 띨 전망이다. 8.31부동산안정대책은 크게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한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의 강화와 주택공급 확대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화 및 등기부 기재, 원가연동제 및 전매제한 강화, 토지거래허가제 강화, 기반시설부담금 부과 및 개발부담금 재도입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파급효과가 메가톤급이다. 하지만 전국의 집값을 결정하는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아직 낮은 수준이며, 금년도 주택공급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실수요자의 대기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점 등으로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 반면에 전세가격은 입주물량이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높은 가격상승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상승률도 지난해 6%대 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장만을 위해서는 금년 상반기가 매입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토지시장에 대한 규제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토지는 지난해에 전년대비 4%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나 금년에는 크게 둔화되어 보합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종 개발사업 시행에 따라 국지적으로는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투기성향의 토지거래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수익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투자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가치 있는 자산을 찾아내 믿음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다. 금년 한해 여러분 모두 성공한 투자자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강문성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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