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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천천히 가보자

제1보(1~23)


2주일의 휴식 기간을 거쳐 제6국이 나고야에서 속개되었다. 그 사이에도 장쉬는 편히 쉴 수가 없었다. 왕좌전 5번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도전자 야마시타 게이고를 맞이하여 제1국을 간신히 이겼지만 체력 소모가 많았다. 9월에 명인전 7번기가 시작된 이래 11승4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연간 성적은 45승11패로 일찌감치 다승1위를 예약해놓은 상태였다. 다승 부문의 경쟁상대는 바로 야마시타였다. 흑9는 천천히 가보자는 제안이다. 앞서 두어진 5판이 모두 초반부터 격전이었는데 막판에 몰린 장쉬로서는 어쩐지 이 판을 처음부터 격전으로 몰고가는 것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덤의 은혜를 받는 백번이므로 천천히 가는 노선을 내가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다카오 신지) 흑11의 방향 선택은 이것이 옳다. 하변 방면에서 걸치는 것은 백의 우변이 굳어지므로 흑이 선택할 길이 아니다. 흑17도 현재의 배석상황에서는 ‘이 한 수’라고 할 만하다. 아마추어의 제일감은 상대방에게 벌릴 자리를 주기 싫다고 참고도1의 흑1로 협공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백에게 2 이하 6을 허용하게 된다. 좌변은 흑돌이 중복형인데다 아직도 미완성인데 백은 발전성이 풍부한 배석이다. 흑23은 참고도2의 백1을 강요하고 흑2 이하 8로 중원 세력을 쌓겠다는 주문인데 글쎄. 백이 순순히 받아줄 것인지. 주문대로 받아주는 것은 나중에 흑A의 공격이 너무도 강력하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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