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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ㆍ이론 접목하는게 연구원 출신 강점이죠

■ KDI 연구위원서 정치인 된 이혜훈 최고위원<br>정ㆍ관ㆍ금융계에 너무 많아도 문제

이혜훈

"연구원의 강점은 끊임없이 이론과 현장을 접목하는 것이죠."

연구원 출신 중진 정치인인 이혜훈(사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연구원 출신 인사가 주목 받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 경제학박사를 거쳐 1996년부터 7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전형적인 경제학자의 길을 걷던 그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 것은 '졸고 있는 국회의원' 때문이었다.

그는 KDI 연구원 시절 국민연금 추계를 연구하면서 더 내고 덜 받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국회에 이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단지 연구원 신분인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귀담아듣는 의원은 없었다.

이 최고위원은 "석달을 쫓아다녀 간신히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면담할 기회를 얻었지만 그는 기본적인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했고 설명하는 내 앞에서 졸더라"면서 "당시만 해도 경제를 이해하는 의원이 적어서 연구원 생활 내내 답답함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 4선 의원이던 시아버지(고 김태호 전 의원)가 작고했고 그는 뒤를 이어 2004년 정계에 진출했다.



이 의원은 "시아버지께서 생전에 '우리 집안에서 정치는 큰며느리(이 최고위원)가 잘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게 계기가 됐다"면서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국회의원이 되면 연구원 시절에 못했던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는 점이 선거에 나간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17ㆍ18대 재선 의원을 지낸 그는 연구원 시절 열망하던 국민연금개혁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경제 관련 입법활동뿐만 아니라 19대 총선에서는 선거기획본부장을 맡아 선거전략을 짰다.

이 의원은 "연구원에서 전공인 경제학뿐만 아니라 복지ㆍ의료ㆍ지방행정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했는데 국회의원이 되니 전부 의정활동으로 연결됐다"면서 "학자는 이론만 증명하려 하고 관료는 규제 위주로 정책을 펴는 데 비해 연구원은 이론과 현장을 두루 아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도 최근 금융당국과 업계의 주요 인사를 연구원 출신이 장악한다는 지적에는 일부 공감했다. 연구원 출신이 학자나 관료보다는 현장에 가깝지만 현업에 종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는 "금융에 꼭 필요한 것은 현장 경험"이라면서 "관료나 연구원 일색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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