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NHN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자회사인 KTH가 운영중인 포털사이트'파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NHN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포털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NHN과 손잡고 갖가지 생활정보를 제공해주는 전자광고판인 '디지털 사이니지'의 콘텐츠를 보강하기로 했다. KT는 전국에 총 3만9,000여대 설치돼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에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어, 포토뉴스, 스타 미투데이 등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NHN의 콘텐츠는 KTH에서도 충분히 서비스할 수 있는 것들이다.
KT는 지난해 9월에도 NHN과 함께 지역광고사업 합작사를 설립하며 KTH를 배제한 바 있다. 당시 KT는 NHN이 가진 웹이나 지도 서비스를 지역광고와 연계하겠다고 밝혔지만 KTH 또한 웹 및 '올레맵(ollehmap)'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이용자들이 자주 접하는 친숙한 콘텐츠를 찾다 보니 NHN과 제휴하게 된 것일 뿐 KTH를 특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KT의 행보는 SK텔레콤과 특히 대조적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포털업체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서비스하는 '네이트온톡', '싸이월드'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자사 휴대폰에 기본 탑재하는 등 협력에 적극적이다.
통신업계에서는 KT의 움직임에 대해 포털사업에서 발을 빼는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게 KTH의 실적이다. KTH는 지난해 매출 1,307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줄었고 2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KTH는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며 활로를 찾고 있지만 국내 유선 인터넷 시장은 NHN, 다음, 네이트의 3강 체제로 굳혀진데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여의치 않다. 닐슨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파란의 검색쿼리 점유율도 0.14% 수준이다. 다만 모바일 앱 부문에서는 다운로드 수 2,000만 건을 돌파한 '푸딩'이나 2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위치기반 SNS인 '아임인'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KT가 포털사업은 '올레닷컴(olleh.com)'으로 통합하고 모바일 앱 부문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KTH의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KTH는 지난 2010년 간담회를 통해 모바일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포털부문에 신경을 덜 쓰는 것처럼 보인다"며 "모바일 부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포털 철수로 나타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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