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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보험' 설립 사실상 무산
입력2009-12-04 20:57:28
수정
2009.12.04 20:57:28
법개정안서 내용 삭제…신경분리 작업 차질 우려로
특혜 논란으로 보험업계와 갈등을 빚어온 정부의 농협보험 설립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협보험 문제로 농협개혁의 핵심인 신용ㆍ경제 분리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농식품부와 금융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열린 차관회의를 통해 10월28일 농식품부가 입법 예고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서 농협보험 설립 부분을 삭제해 통과시켰다. 따라서 농협 공제사업은 지금처럼 농협중앙회의 한 사업 부문으로 남게 됐다.
당초 입법 예고안에는 농협중앙회의 공제사업을 떼어내 새로 만들어질 NH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NH보험’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농협 공제사업이 NH보험으로 전환되면 지금은 팔지 못하는 자동차보험ㆍ변액보험ㆍ퇴직연금보험 같은 상품을 팔 수 있게 돼 수익창출의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보험을 설립하면서 회원조합(지역조합)을 ‘일반 보험대리점’으로 규정해 ‘방카슈랑스 룰’의 적용을 10년간 받지 않도록 하는 특례 적용은 크게 논란이 됐다. 방카슈랑스 룰이란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팔 때 적용되는 규제로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고 창구의 판매 직원이 2명 이하로 제한된다.
농식품부는 차관회의 전날까지도 금융위와 농협보험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보험 부문을 삭제하게 됐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신경분리가 핵심인데 일부분(농협보험)에 대해 너무 잡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국무회의 전까지 금융위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농협보험도 타 보험과 차별화하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공제사업으로 남더라도 새로 분리되는 NH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은행을 통해 기존 공제상품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협보험에 대해 공제사업 특례를 유지해줄 것을 주장해온 농협과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농협 측은 기존 입법 예고안에도 자신들이 주장해온 내용들이 담겨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더 후퇴함에 따라 ‘농협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8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농협법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차관회의에서는 농협연합회로의 명칭 변경, 2011년 동시 신경분리 등 농협이 반발했던 부분은 입법예고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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