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주공장에서 남양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상용차 연구원들의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권문식 현대차 부회장은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상용차 제작 및 설계 연구개발(R&D) 분야 연구원 350명과 특강 겸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은 상용차 연구원들이 남양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지 한 달째 되는 날이었다. 권 부회장은 "상용차 부문은 현대차의 미래를 이끌 매우 중요한 사업 중 하나"라며 "2020년 글로벌 판매 32만대, 매출 12조원, 상용차 5위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회장은 특히 남양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상용차 연구원들에게 이동 후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을 직접 묻고 "연구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권문식 부회장이 직접 나서 상용차 부문 연구원들을 챙기는 것은 현대차가 상용차 부문을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800만대 이상을 팔며 세계 5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버스·트럭 등 상용차 부문은 전 세계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상용차 판매량은 총 9만1,839대로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1,000만대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전주 연구소 인력을 남양연구소로 이동시켜 승용과 상용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들 역시 상용차 부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판매량 1위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지난 5월 상용차 브랜드인 스카니아와 만 등 그룹 내 상용차 사업부 통합을 결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2월에는 경쟁사인 다임러의 상용차 부문 경영자 안드레아 렌슐러도 영입했다. 볼보그룹은 중국 동펑기차의 상용차 지분을 인수하고 신규 상용 합자사를 설립해 세계 최대 상용차 시장인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상용차는 대형 세단처럼 판매를 통한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영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상용차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