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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개각… 속타는 관가

신년 업무보고 준비 차질에 후속인사까지 맞물려 혼선

"경제 가장 큰 불확실성은 대내외 환경 아닌 개각 지연"

뼈있는 농담까지 돌기도

"우리 장관은 도대체 언제 오시나요?"

정부가 여야의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지연으로 개각 타이밍을 놓치면서 세종시 관가가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4월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교체가 확정된 상황에서 후임자가 누가 될지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총선 출마 장관 거취가 정리된 지난 2일 예산 및 부수법안 통과 이후 벌써 3주째다.

단순히 후임 장관의 인선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후임 장관에 따라 달라질 후속 인사의 폭과 지연되는 업무보고 등 실무적인 문제까지 난마처럼 얽혀 공무원들은 일손을 놓고 청와대만 쳐다보고 있다.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제는 누가 오느냐보다 언제 개각이 이뤄질지가 더 관심인 상황이다.

20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개각이 예상보다 크게 지연되면서 그 시기의 유동성으로 인한 혼선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 이번 개각으로 교체될 장관들의 폭은 최소 5곳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부 장관 등 총선에 출마하는 정치인 장관들과 총선 출마를 선언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다.



여기다 이들의 후임자로 현직 관료 출신이 거론되면서 개각으로 수장 교체가 예상되는 부처는 2~3곳 더 늘어날 수 있다. 장관 인사 이후 후속으로 이뤄질 차관급 인사에다 실무진인 실·국장과 과장급까지 연쇄 이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이 손에 잡히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설명이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대내외 환경이 아니라 개각 지연이라는 뼈 있는 농담까지 나온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연말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농사를 새롭게 계획하면서 재충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며 "개각이 늦어지면서 다른 일정까지 전부 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제정책 방향 등 큰 일정은 일단 발표됐지만 이는 일의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며 "부총리가 언제 오느냐에 따라 신년 업무보고 일정 등의 준비과정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정은 산업부나 교육부 등도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다. 특히 산업부의 경우 개각에 따른 간부들의 연쇄 이동 가능성에 좌불안석이다. 윤상직 장관의 후임 장관으로 내부 출신뿐만 아니라 타 부처 출신이 구체적으로 하마평에 오르면서 이관섭 1차관과 문재도 2차관 등 간부들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이러다 연말을 넘어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거론되는 외부 유력 인사가 장관으로 올 경우 직원들의 동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정곤·이상훈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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