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습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2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신임 임원 교육에서 이 같이 강조하며 담합 근절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그룹이 담합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이후 LG그룹이 곧 바로 담합에 대해 강도 높은 주문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 다른 기업들의 담합 근절 대책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전문경영인인 김순택 부회장이 나선 반면 LG그룹의 경우 총수가 직접 나선 만큼 삼성그룹보다 강도가 더 높은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구본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담합은 사회적 문제이기에 앞서 ‘정도 경영’을 사업 방식으로 삼고 있는 우리 스스로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담합 근절의 의지를 내보였다.
이 자리에는 강유식 ㈜LG 부회장과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과 각 계열사 사장 및 사업본부장 30여명이 참석했다. 구본무 회장은 이 같은 발언을 통해 사실상 LG전체 임직원에게 정도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강조하고 담합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이다. 이 처럼 구 회장이 담합 근절에 대해 직접 나선 것은 그룹 주력회사인 LG전자의 담합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는 등 그룹의 이미지가 실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도 최근 담합을 뿌리뽑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실태조사가 진행중이다.
구 회장은 신임 임원들에게 "LG가 시장 선도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변화의 첨병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으며 "의욕만 앞세우지 말고 구성원을 아끼고,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LG그룹의 신임 임원 교육은 지난달 27일 시작해 8일동안 진행되며 86명의 신규 임원들이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과 통찰력 등에 대해 교육받았다. 신임 임원들은 평택 휴대전화 공장, 창원 세탁기 공장, 파주 LCD 공장, 오창 배터리 공장 등 LG의 주력사업장 6곳을 방문하며 생산 현장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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