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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수(63ㆍ사진) 전 현대증권 사장이 한국거래소 새 이사장 최종 후보자로 선출됐다.
지난 5월 김봉수 전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후임 약 4개월 동안 지속됐던 이사장 장기공백 사태도 마무리된다. 이에 따라 예탁결제원ㆍ코스콤 등 그동안 미뤄졌던 증권유관기관장들에 대한 인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래소 노조가 최 후보자에 대해 사전내정설을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26일 여의도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최 전 사장을 신임 이사장 최종 후보자로 선출했다.
이날 주총에는 우영호 울산과학기술대 석좌교수, 장범식 숭실대 교수 등 세 명이 후보로 상정됐다. 최 신임 이사장 후보자는 이들 중 전체 주주 80.66%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1차 투표에서 선출을 확정 지었다. 최 후보자는 금융위원장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다음달 초 취임할 예정이다.
최 후보자는 행시 14회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ㆍ조달청장 등을 역임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지난 2008년~2012년 현대증권 사장을 맡아 업계 경험도 풍부하다.
최 신임 이사장 후보자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활성화를 유도해 자본시장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투자자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으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다 거래소 노조의 반발도 만만찮아 새 이사장이 자리를 잡기까지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실제 거래소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며 1층 로비에 천막을 치고 사실상 출근저지 투쟁에 돌입했으며 이사장 공모 절차를 중단한 뒤 재공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 신임 이사장 후보자는 이에 대해 "내정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접촉도 있었던 적이 없다"면서도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과거 현대증권에 재직하면서 겪었던 노조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25일 김봉수 전 이사장, 김진규 이사장 직무대행 등 주요 임원 14명을 직원들의 전화를 무단으로 녹취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거래소가 직원들의 사전동의를 얻지 않고 사무실 유선전화를 무단으로 녹취했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지난해 발생했던 거래소 직원의 공시정보 유출사건 당시 긴급하게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통화에 대해서만 녹취했을 뿐"이라며 "개인 사생활 침해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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