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파리 날리던 한국차, 급기야…
내수 침체 자동차, 수출도 심상찮네유럽 시장 위축 등으로 완성차 5사 넉달째 감소올실적 마이너스 우려도
맹준호기자 next@sed.co.kr
자동차 내수가 장기 침체에 빠진 데 이어 수출까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12일 발표한 9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완성차 5사의 수출은 지난해 9월에 비해 7.2% 줄어든 23만2,025대에 그쳤다. 이로써 자동차 수출은 6월 -1.4%, 7월 -10.4%, 8월 -23.6%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협회는 자동차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유럽 시장 위축, 파업에 따른 생산물량 감소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8월에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고 9월에는 정상적으로 생산한 현대차의 수출도 지난해 9월 대비 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수출 감소세는 공급 측면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요의 문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9월 수출을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가 4.5%의 감소율을 나타낸 가운데 기아차 9%, 한국GM 1.5%, 르노삼성 40.3%, 쌍용차 7.7%씩 각각 수출이 줄어들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수출을 본격 시작한 한국GM은 수출 감소폭이 비교적 작았지만 르노삼성은 세계 경기 침체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고 쌍용차에는 브라질 공업세 인상에 따른 악영향까지 미쳤다.
4개월 연속 자동차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1월부터 9월 누적 수출은 아직까지는 증가세(2.9%)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10.4%였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율 축소 속도가 상당히 가파른 것이어서 연말에는 올해 전체 성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협회 측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높아진 품질과 브랜드 위상, 전략차종 투입 등으로 상반기 수출이 크게 늘었지만 하반기 들어 세계 경기 침체 여파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9월 내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9% 줄어든 11만6,484대를 기록해 1~9월 누적 판매는 지난해보다 -7.9% 감소세를 나타냈다. 9월 내수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차는 현대차 '쏘나타'이고 같은 회사 '아반떼', 기아차 '모닝', 현대차 '그랜저' '싼타페'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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