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2016년의 투자환경은 크게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저성장·저물가로 표현되는 '뉴노멀(New Normal)'이다. 내년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3.5%로 전년 대비 0.2%~0.3%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의 성장률은 2.2%로 0.2%포인트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신흥국의 성장세는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산가격의 변동, 중국의 성장 부진, 달러화 강세 심화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두 번째로 불확실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유동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 국제 유가 급락은 산유국과 원자재 기업에 큰 상처를 남길 것으로 우려된다. 내년에는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관련 국민투표, 미국 대통령선거 등 정치적인 일정도 예정돼 있다. 섣불리 경기 전망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불어 차별화 이슈가 주목 받을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와 관련해 유럽·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제각각 다른 통화정책이 마련될 것이다. 국제 유가 급락의 파급효과로 인해 원자재 수출국과 수입국도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하게 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구조조정이 큰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신흥국의 대표격인 중국은 국유 기업을 포함해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전반에 부채 조정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조선·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는 이러한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내년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일단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가 계속 진행될 예정인 만큼 앞으로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후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다. 중국 상하이 A지수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여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회의 등도 잘 챙겨봐야 할 이슈다. 국내 산업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뤄질 것이다. 저성장 시기에는 성장산업 및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물인터넷(IoT)·핀테크·전기차 등은 지속해서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제약 및 바이오 분야가 코스닥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했지만 산업 전체보다는 개별 기업에 대한 판단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년 투자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좋은 성장기업이 꾸준히 등장하고 일시적인 부진을 겪어도 결국 원래 자리를 되찾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투자자 개개인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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