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연말을 고비로 최근 증시에서 3,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함에 따라 차익실현 마무리-매수전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2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에 대해 연초를 맞아 새롭게 자산 재분배를 하면서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급등에 따른 조정 부담감이 한층 높아진 증시에서 외국인이 ‘구원 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대형주 매수= 외국인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9일 404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5일까지 누적으로 3,28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정도 규모는 과거 하루에도 손쉽게 사들이던 수준이지만 지난해 외국인의 순매도를 감안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년 마지막 거래일 이후 지난 3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하이닉스(748억원), 삼성전자(557억원), LG필립스LCD(181억원) 등 대형 정보ㆍ기술(IT)주와 원화강세 수혜주인 POSCO(257억원), 국민은행(164억원), 신한지주(158억원) 등 금융주 위주로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이 이처럼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대거 사들일 경우 시장의 조정 부담을 줄여주고 매수규모가 확대 땐 추가 상승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트폴리오 재편, 환차익 겨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가 새해 들어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정비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지난 8년간 1월중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외국인들은 지난해 말 포트폴리오를 정리한 이후 연초에 다시 자산 분배를 하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작년에 많이 팔았던 만큼 올해 1ㆍ4분기까지는 외국인 매매가 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세자리수로 급락하는 등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외국인 매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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