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사진) 현대아산 사장이 금강산 관광 재개와 사업 정상화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자진 사퇴한다. 18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조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이번 주주총회(오는 24일)를 마무리 짓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시기 동고동락한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지만 사장으로서 결과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이어 "관광 중단 장기화로 70%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고 어떻게든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는데 끝내 못하고 떠나게 돼 안타깝고 죄송하다"면서 심정을 피력했다. 조 사장은 통일원 출신으로 대통령 비서실 통일비서관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참여정부 첫 통일부 차관을 지낸 남북문제 전문가다. 현대아산은 2008년 8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관광 재개와 사업 활성화'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완수할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조 사장을 영입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끝내 냉각된 남북관계의 벽을 넘지 못했고 금강산ㆍ개성관광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액은 2,600억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조 사장은 1,084명이던 직원 수를 2월 현재 387명으로 줄였고 급여 유보 및 삭감, 유휴 인력 대기 발령 등 '눈물의 자구책'을 펼쳐왔다. 조 사장의 정식 임기 만료는 8월28일이지만 현대아산 측은 "임기는 2년이지만 그 이전에 주주총회가 있을 경우 주총 날짜가 사실상의 임기"라면서 "조 사장의 결심에 현정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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