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해외 사업을 기반으로 올해 매출 7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라이브플렉스의 기세가 무섭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드라고나 온라인' 외에 '징기스칸' '불패 온라인' 등이 알음알음 인기를 끌며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라이브플렉스는 무엇보다 특이한 마케팅 전략으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일본 성인 배우인 아오이 소라를 드라고나 온라인의 모델로 기용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불패 온라인의 홍보모델로 정치인 허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입소문을 탔다. 게임 색깔도 확실하다. 라이브플렉스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모든 게임은 다 18세 이용가이며 장르 또한 MMORPG에 한정돼 있다.
이처럼 확실한 개성을 지닌 라이브플렉스의 김병진(35ㆍ사진) 대표를 만나봤다. 그는 "라이브플렉스의 홍보 방식을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게임을 어떻게 알리냐를 고민하다 나오게 된 방법이다. 이후에도 이러한 색깔을 유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포화시장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라이브플렉스가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틈새시장 공략 전략도 큰 몫을 했다. 엔씨소프트나 블리자드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성인층이 즐기기에 적합한 콘텐츠를 선보여 중ㆍ장년층을 MMORPG로 끌어들인 것. 이 때문에 라이브플렉스 게임을 이용하는 주 연령층은 30~40대로 20대를 압도하고 있다.
"요즘 나온 게임들은 게임 조작이 복잡한 '논타기팅' 방식을 도입해 게임 이용에 손이 많이 갑니다. 이와 달리 라이브플렉스의 게임은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라이브플렉스는 얼마 전까지 텐트 제조사로 더 유명했다. 김 대표는 라이브플렉스를 2006년 인수한 후 온라인게임 업체라는 새로운 옷을 입히고 있다. 라이브플렉스의 게임 사업에 대한 집중 정도는 매출 비중에서도 알 수 있다. 라이브플렉스는 2010년 게임 분야 매출이 전체의 26% 정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45% 수준까지 급성장했다. 올해는 6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게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플렉스는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해외시장 진출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필리핀에서는 '크로스파이어' '스페셜포스' 등의 총싸움 게임을 서비스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으며 얼마 전에는 미국의 렉슨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드라고나 온라인이 기존 동남아 시장 외에 일본 및 남미 진출도 예정돼 있어 향후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라이브플렉스는 지난해 2,000만달러가 넘는 수출액을 기록하며 무역의 날 때 수출탑을 받기도 하는 등 국내와 해외시장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2007년 당시 필리핀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지사를 차리고 1년의 절반은 필리핀에 머무르는 등 시장 개척에 힘썼습니다. 필리핀의 게임 시장 또한 여타 시장과 마찬가지로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결국 우리가 서비스하는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향후 게임 이용자들을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묶어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진 등을 간단히 전송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그루픽스'를 조만간 출시, SNS와 게임의 결합을 꿈꾸고 있다.
김 대표가 무엇보다 올해 전망을 밝게 보는 까닭은 신규 MMORPG인 '퀸스블레이드' 때문이다. 지난달 마감한 퀸스블레이드 비공개테스트(CBT)에는 5만7,000여명의 신청자가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 때문에 라이브플렉스는 퀸스블레이드 CBT 참가인원을 기존 1만명에서 2만명으로 늘리기도 했다.
"퀸스블레이드는 20대의 관심도 매우 높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가 선보였던 게임과는 조금 다르게 전 연령층이 고루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어느새 중견기업으로까지 성장한 라이브플렉스. 게임업계의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일으킨 바람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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