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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중기' 36곳 조달시장서 퇴출

기업 쪼개기ㆍ공장임대 수법 작년 708억 납품 실적 올려 레미콘업체 30개로 83%차지<br>소기업 우선구매제도 신설 등 중기청 시장 건전화방안 마련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공공조달시장에 위장 중소기업을 설립해 납품해온 대기업이 대거 적발됐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브리핑을 갖고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여중인 2만7,077개 중소기업 가운데 위장 중소기업 36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레미콘 업종이 30개 업체로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그 밖에 가구 2개, 전산업무 2개, 식육가공품 1개, LED조명 1개 업체가 뒤를 이었다.

레미콘 업체 중에는 쌍용레미콘이 7개로 가장 많았고, 성신양회 6개, 동양그룹 5개, 유진기업 5개, 삼표그룹 4개 등이었다. 중기청은 레미콘 업체가 유독 많은 이유로 2008년 6월 이후 공장을 임차하는 레미콘 업체에도 한국산업규격(KS)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업원지주사 형태로 기업을 쪼개거나 공장을 임대하는 등 위장 수법도 다양했다. 대기업의 실질적 지배 유형으로는 공장 등 임차 32건, 지분확보 2건, 대기업 대표의 중소기업 대표 겸임 2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위장 중소기업은 지난해 공공조달시장에서 총 708억원의 납품 실적을 올렸다. 쏘피체가 191억원 어치를 납품해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이어 세종레미콘 87억원, 파주레미콘 66억원, 진성레미콘 33억원, 보명레미콘 29억원 순이었다.



특히, 쏘피체는 리바트 상표를 부착해 공공조달시장에 납품한 사례가 적발돼 조달시장 퇴출을 위한 청문절차가 별도로 진행 중이다. 쏘피체는 리바트가 대기업이 되면서 조달시장 잔류를 목적으로 종업원 지주회사로 분리한 회사로, 리바트의 공장 및 건물 등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중기청은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을 즉각 공공조달시장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다. 위장중소기업 명단을 공공구매종합 정보망에 공고하고 조달청 등에 통보해 중기간 경쟁입찰 참여를 제한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기청은 영세 소기업 수주기회 확대, 제도 위반 중소기업에 과태료 부과 등 공공조달시장 건전화 방안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경쟁제품 가운데 소기업 수주비율이 낮은 품목을 대상으로 소기업 우선구매제도를 신설한다. 또 중소기업 여부 확인 때 보고를 하지 않거나 검사를 방해한 경우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 청장은 “이번 적발로 향후 5년간 위장 중소기업이 납품할 3,540억원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매년 공공 조달시장에 진입한 중소기업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 위장 중기는 바로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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