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층(555m)이자 세계에서 6번째(2016년 12월 완공 기준)로 높은 마천루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위용을 드러냈다. 22일 지붕 대들보를 올리고 외장 공사를 마친 롯데월드타워는 아시아 랜드마크에 걸맞게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첨단 공법들이 집약됐다. 최다·최고·최대·최초 기록 등을 보유한 롯데월드타워에는 쇼핑·사무·숙박·거주 등 다양한 용도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내년 말께 내장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작은 규모의 '미래 수직도시'가 완성되는 셈이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타워 무게는 75만톤으로 서울시 인구 1,000만명의 몸무게(75㎏ 성인남자 기준)와 같다. 이 같은 하중을 견디도록 지하 38m 깊이 화강암 암반층에 길이 30m, 직경 1m의 파일 108개를 박고 그 위에 좌우 길이 72m, 두께 6.5m의 국내 최대 규모의 기초 매트(MAT)를 깔았다. 5,300대의 레미콘이 32시간 동안 8만톤의 고강도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이 매트의 두께는 두바이 '부르즈할리파(매트 두께 3.7m)보다 1.8배나 두껍고 투입된 콘크리트 양도 2.5배나 더 많다. 타워 전체 외장 공사에는 32평 아파트 5,500세대 정도를 지을 수 있는 양의 막대한 콘크리트가 들어갔다.
타워 뼈대로 수직 중력을 지탱하는 코어월과 8개의 기둥도 최대한 견고하게 지어졌다. 설계를 맡은 미국 초고층 전문업체 KPF사 측은 "롯데월드타워 기둥은 워낙 크고 단단해 비행기가 직접 부딪치는 실험에서도 끄떡없이 원형을 유지했다"고 자신했다.
국내 최고 마천루를 자랑하는 만큼 내진설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롯데월드타워는 40층마다 1개씩 중심부 기둥들을 묶은 구조물(아웃리거·벨트트러스트)을 뒀다. 이 장치는 대나무의 '마디'처럼 건물이 충격을 받았을 때 버티는 역할을 맡는다. 덕분에 진도 9의 지진과 순간 최대풍속 초속 80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다. 보통 초고층 건물의 내진설계 기준은 '리히터 7' 정도이지만 롯데월드타워는 파괴력이 진도 7의 15배인 '리히터 9'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착공 5년2개월 만에 겉과 뼈대가 모두 완성된 롯데월드타워는 내년 말 완공 후 타워 지하 1층부터 지상 12층까지를 금융센터, 프리미엄 헬스케어센터, 여행서비스센터, 한식당 등 복합 서비스 시설로 꾸밀 예정이다. 14층부터 38층의 중층부는 사무공간으로 구성된다.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본부 등이 입주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42∼71층은 업무와 사교, 거주와 휴식을 겸하는 레지던스 공간으로 비즈니스에 필요한 콘텐츠와 인프라는 물론 기업인들 교류의 장으로 활용된다. 76∼101층까지는 6성급 호텔이, 108층에서 114층까지는 프라이빗 오피스가 자리 잡는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도 내년 말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집무실 또는 거주 공간을 이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117∼123층은 전망대로 투명한 바닥 위에서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스카이테크'가 마련될 예정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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