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연말을 맞아 자금난에 봉착한 한계기업들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한 38개 상장사 가운데 자금융통을 위한 운영자금 및 기타자금 목적이라고 밝힌 기업이 3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3자 배정 유상증자의 80% 정도는 시설확장 등 투자가 아닌 단순 운영자금 조달이 목적인 셈이다.
은행권이 대출을 줄이고 기업 실적이 나빠 일반증자도 어려운 기업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IB)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한 기업 가운데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거나 대출금이 연체되고 영업이익 3개년도 손실 등으로 상장폐지 직전의 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 가운데 이달 들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곳은 용현BM·퍼시픽바이오·세진전자·아이디에스·오리엔탈정공·에이티세미콘 등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이나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기업의 경우 유상증자 진행과정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많다"며 "유상증자에 성공해도 기업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는 한 기업의 부실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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