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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내년 하반기까지 합병 완료"

대우증권 인수협상자 선정되면… 미래에셋 향후 시나리오는

NH+우리證 벤치마킹에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리테일·리서치센터 등 중복 많아 양사 통합 순탄할지는 미지수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의 인수협상자로 선정되면 인수합병(M&A)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내년 하반기 양사의 합병까지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인수합병 과정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29일 미래에셋그룹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우증권 편입을 승인하면 우선 외부에 컨설팅을 의뢰한 후 조직개편 등을 진행해 6~7개월 내에 합병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반적인 M&A 절차는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선례를 따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NH투자증권과는 달리 합병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계획은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H농협증권은 지난 2013년 12월 우리투자증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4개월간 상세실사와 최종 가격협상을 거쳐 2014년 4월에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양사는 다음달인 5월부터 희망퇴직 등을 실시해 우리투자증권은 3,200명 중 450명을, NH투자증권은 850명 중 200명가량을 구조조정했다. 한 달 뒤인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편입승인을 받았다. 이후 통합작업을 거쳐 올해 1월 1일 합병법인인 NH투자증권을 출범했다. 이 과정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증권이 산업은행과 최종 계약을 내년 3월께 체결할 경우 내년 11~12월 정도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법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양사의 통합작업인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일단 합병과정에서 과거 NH농협증권과 달리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리테일 부문은 물론 리서치센터, 본사 경영·기획지원 등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실제 서울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의 전국 지점 76곳과 대우증권의 전국 지점 102곳의 위치를 전수 조사한 결과 미래에셋증권의 국내 지점 중 53곳(70%)이 대우증권의 지점과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대부분의 지점이 중복됐고 지방 역시 대도시의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두 회사의 지점들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동 단위까지, 지방은 구 단위까지 같은 지역에 지점이 있을 경우 중복 지점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같은 건물에 두 회사 지점이 동시에 입주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용산점의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지점이 LS용산타워 3층에 나란히 위치해 있고 신촌점은 거촌빌딩 2층과 3층에, 왕십리점은 나래타워 6층과 3층에 각각 입주해 있다. 송도점의 경우 나란히 붙어있는 건물인 더샵센트럴파크 A동과 센트럴파크 상가동에 각각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입주해 있다.

고액자산가들이 많은 강남·목동·분당 등은 중복현상이 더 심했다. 대치동과 서초동은 미래에셋과 대우의 지점이 각각 3곳에 달했고 분당구의 경우 정자동과 서현동에 두 회사 지점이 각각 1곳씩 있는 가운데 대우는 삼평동에 미래에셋은 금곡동에 따로 각 1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래에셋과 대우가 한 회사로 합칠 경우 지역거점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의 리테일 인력은 812명으로 전체(1,768명)의 45%, 대우는 1,399명으로 전체(2,961명)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리서치조직도 마찬가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대우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총 77명으로 국내 증권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사실상 국내 대부분의 업종을 분석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27명으로 증권사 규모를 고려하면 애널리스트가 적은 편이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주식매매보다는 자산관리에 특화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에서 리서치를 담당하는 대부분의 업종을 대우증권에서 다루고 있는 만큼 중복되는 업종은 '조직 슬림화'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 후 리서치 조직 규모를 대우증권 수준으로 가져가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의 정도는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김민형·박성호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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