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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 e-사람] 이대운 델파이코리아 사장

자동차 엔진 최고 베테랑 "자타가 공인"새해 벽두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가 자동차 엔진 전문가인 이대운(56)씨를 델파이코리아 대표로 전격 발탁했을 때 국내 자동차 전문가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장은 17년간 현대차 연구소에 몸담았던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 엔진 최고의 베테랑. 현대자동차의 제품 특성은 물론 조직 생리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 전춘택 델파이 아ㆍ태 사장은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해 한국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는데 이 사장이 최적의 인물이라고 지목, 스카우트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현대차의 쾌속항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20년 가까운 현대차 경력과 국내 최고의 자동차 엔진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를 간판 주자로 내세워 한국시장 공략에 혼신을 다하겠다는 것. "발탁 이유요. 저도 알고 델파이 본사도 확실히 압니다. 한국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규모를 더욱 넓히겠다는 것이죠. 특히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는 국내 자동차 회사가 글로벌 메이커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좋은 부품업체로부터 최고의 부품을 싸게 공급 받아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다. 이것이 완성차업체와 부품사가 서로 윈ㆍ윈 관계를 구축하는 기반이라는 것. 현대모비스, 보쉬 등 쟁쟁한 경쟁자 속에서 델파이가 국내 자동차업체에 모듈부품을 공급할 수 있으려면 원가 경쟁력만이 최대 무기라고 그는 믿는다. 이 사장은 또 자동차 업체가 규모의 경제 시대로 돌입했지만 대형화가 최상의 결론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에 원가절감이라는 가치가 더해져야 합니다. 델파이가 자동차 디젤엔진시스템 기술이 뛰어난 루카스를 인수한 것도 바도 규모의 경제 위에 원가절감ㆍ기술력을 구축해 가겠다는 뜻이었죠." 이 사장은 기술 이전에서도 윈ㆍ윈 관계를 강조하며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한국에 필요한 좋은 기술을 줄만큼 주고 더 좋은 기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면 된다는 생각이다. "자동차업계의 살길이 부품 모듈화라는 것은 왠만한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국내 부품업체도 모듈분야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 점에서 현대모비스는 가장 힘든 경쟁자 겸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그는 17년간 정든 현대자동차를 떠난 뒤 현장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과기원 교수로 변신했었다. 그가 학생들에게 주문했던 것은 이론을 공부하면서도 실제와 괴리감을 두지않는 현장 감각. "수익을 남기지 못하는 기술은 기술이 아니며 현장개념이 없는 기술자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의시간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더니 학생들로부터 지나치게 돈만 강조한다는 비난이 쏟아지더군요." 강단에서도 수익성을 논하던 그는 아마도 오래전부터 스스로가 CEO감임을 알았던 모양이다. 그는 요즘 엔진기술자가 아닌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하기 위해 팀워크에 부쩍 관심을 쏟고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한국 기업은 조직의 힘을 강조하죠. 반대로 미국 기업은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자유를 존중해요. 저는 한국적인 조직의 장점과 미국의 장점을 합해서 시너지를 일으키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팀워크를 발휘하도록 각 사업부문을 지원하는데 힘쓰고 있어요" 현대차에서 보낸 17년이 그의 제1기 인생이라면 앞으로 델파이코리아에서 보낼 시간을 제2기 인생으로 생각한다. "연구소 생활을 통해 차부품에 대해 알게 됐지만 경영자의 입장에 서면서 비로소 부품만이 아니라 차의 모든 것을 함께 보는 눈을 갖게 됐다"며 "새로운 기회를 선물한 델파이를 위해 자신의 지식과 기술ㆍ인맥을 100% 발휘해 더 좋은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말했다. / ■라이프스토리 72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76년 미국 아이오와대학에서 기계ㆍ수력 석사학위를 받았다. 82년 미시간주 웨인주립대(디트로이트)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크라이슬러에서 엔진개발을 담당했다. 84년 현대자동차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엔진 및 트랜스미션 개발을 주도했다. 2001년 과기원 교수를 거쳐 2002년 1월 델파이코리아 사장에 전격 발탁됐다. ■원포인트스피치 성실과 최선을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는 그가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주문하는 것은 정리 정돈이다. "일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갖추는 것입니다. 책상 정리 같은 사소해보이지만 원칙적인 것부터 갖추는 것이 업무의 출발점입니다." 정리 정돈이 창의력과 어긋난다는 반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어지러운 상태에서 나온 창의성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잘 정리돼 준비된 상태에서 나온 창의력이야 말로 오히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성공을 낳는다"는 이 사장은 스스로도 책상 정리를 똑바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고 귀띔한다. "능력은 좀 부족해도 기본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직원을 높이 평가합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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