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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한 배추… 김장철 가격 폭락 비상

재배 면적 늘고 작황 좋아 작년 절반수준으로 값 하락<br>정부, 유통업체에 판촉 독려

본격적인 김장철을 한 달여 앞두고 배춧값 폭락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배추 재배 면적이 넓어진데다 태풍 피해 없이 풍작을 맞은 결과 시장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넘어서면서 가격 하락 곡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소집해 채소 판촉에 나서줄 것을 독려하고 있지만 배추 농가에서는 벌써부터 애써 키운 배추를 갈아엎어야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며 한숨을 쉬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배추 10㎏당 가격은 3,996원으로 전년 동기 7,829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배춧값은 이달 들어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무ㆍ고추 등 다른 김장 재료들도 가격 동향이 비슷해 무 가격은 지난 11일 현재 1㎏ 기준 580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38.6% 떨어졌다. 건고추(화건ㆍ1㎏)와 대파(1㎏) 값도 각각 1만1,500원, 1,46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5%, 41.0% 내렸다.

유통 업계에서는 이 같은 김장 채소 가격 하락세가 앞으로도 출하량 증가로 인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10월 관측 월보에 따르면 가을 배추와 무 재배 면적은 지난해보다 각각 11%, 7% 늘었다. 이에 따라 배추와 무의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20%, 21% 증가하면서 지난 9월 중순 이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유례없는 풍년이 오히려 독이 돼 일부 산지에서는 한 포기당 가격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가격 폭락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배추나 무는 출하 이후 도시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물류비가 발생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물류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 애써 키운 배추 등을 갈아엎어야 할지 고민하는 농가마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하락으로 농가 피해가 우려되자 정부도 김장 채소 등 수급과 관련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부는 지난 11일 여인홍 차관 주재로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이마트ㆍ롯데마트ㆍ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 임원진과 간담회를 열고 김장 일찍 담기, 채소 판촉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농림부는 현재 건고추 수매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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