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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종부세도입, 중상위계층 소비위축 우려

'적하효과' 가로막아 저소득층 소득확대도<br> 차단경기부양책이 오히려 경기침체 악화 가능성<br> 종부세는 최상위계층만 배불리는 양극화 초래 지적도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정책당국이 잇따라 내놓은 경기부양 대책이 중상위 소득계층의 소비여력을 더욱 위축시켜 오히려 경기를 더욱 침체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양동이에 넘쳐 흐른 물이 바닥을 고루 적시는 이른바 적하(滴下.tricle down) 효과, 즉 고소득층의 소비지출 확대가 자연스럽게 저소득층의 소득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를 가로막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목소리다. 특히 종부세 도입으로 대형주택의 가격이 하락하면 세금부담을 걱정하지 않는 최상위 계층이 이를 손쉽게 사들여 부를 축적하는 양극화 현상이 초래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4일 민간경제연구소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1일 콜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이를 통해 가계부문에서 1조3천억원 가량의 금융비용 부담이 완화돼 그만큼의 소비지출 여력이 발생, 내수진작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통위의 결정과 달리 당초 한은 실무부서에서는 이번 콜금리 인하 이전에도 실질금리가 최저수준인데다 금리의 추가하락에도 불구, 소비진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금리 동결쪽에 무게를 둬 왔다. 특히 한은 관계자는 "콜금리 인하가 과도한 금융부채를 안고 있는 계층에 이자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효과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부채과다 계층이 소비지출 확대로 나아갈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연금생활자와 금융자산 운용을 통한이자소득 의존도가 높은 중상위 계층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자산 보유계층과 금융부채 보유계층으로만 나눠 생각하자면 콜금리 인하는 부채보유자를 위한 일종의 분배효과가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콜금리 인하시점과 때맞춰 확정된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역시 수도권의 '집부자' '땅부자' 등 고소득층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하 효과'와는 배치되는 정책으로 분류될 수 있다. 금융연구원의 최공필 박사는 "중하위 계층의 재산세 인하 혜택은 미미한 대신 중상위 계층의 과도한 세부담이 궁극적으로 소비지출 위축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내수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특히 종부세 도입으로 대형 주택의 가격이 폭락하면 세금부담을 걱정하지 않는 최상위 계층들이 이를 손쉽게 사들이면서 부를 축적하는 양극화 현상이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정책에 관해서도 중상위 소득계층에 대한 배려를 통해 저소득층의 혜택이 이어지도록 하는 정책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박사는 "소득세 인하가 면세점 이하의 저소득층에게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부 정치권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으나 고소득 계층의 감세효과가 내수진작으로 이어지면 궁극적으로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의 이주열 조사국장은 "재정지출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감세정책은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지만 `합리적 선택'이라는 측면에서는 감세정책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의 최공필 박사는 "재정지출 확대는 미래 세부담의 증가를 수반하기 때문에 재정지출 확대와 병행한 감세정책은 효과가 반감된다"면서 무리한 재정지출 확대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의 김기범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의 소비행태가 다른 계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고소득층의 소비심리 침체는 내수침체를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고소득층의 소비진작을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헌재 부총리도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부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답답하게 생각한다. 일반적인 소비성향인지 현재 상황에서 특수한 반응인지 정확하게 분석하기가 쉽지 않아 연구소와 통계청에 분석을 부탁해 놓고 있으며 가능하면고소득층이 소비를 많이 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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