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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금융상품 경향이 바뀌고 있다. 증시가 조정장세를 보이면서 은행들은 올들어 주가지수와 연계된 각종 투자신탁 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경향에서 벗어나 전통적인 예금과 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신상품 출시전략을 바꾸고 있다. 또 그동안 신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신상품 출시 속도 조절에 들어간 반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등 후발주자는 공격적인 신상품 출시전략을 나타내 대조를 보였다. 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외환은행 등 5개 은행은 올들어 지난 3일까지 총 105건의 신상품을 출시해 1주일 평균 9건에 가까운 신상품을 판매해왔다. 특히 이 가운데 펀드 상품이 전체의 43.8%에 달하는 46건을 차지해 45건(42.8%) 출시된 예금상품을 앞질렀다. 그러나 이달 들어 후발 은행들의 신상품 출시 전략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하나은행이 김종렬 신임 행장 취임에 맞춰 10건의 상품을 동시에 쏟아내는 데 이어 외환은행도 4건의 신상품을 발매한다. 반면 그동안 신상품 출시경쟁을 이끌었던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번주에 각각 대출과 예금 상품 1건씩만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 신상품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투신상품은 줄어들고 최저금리를 보장하는 확정금리 상품전략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투신상품 판매는 지난해 4ㆍ4분기 적립식 펀드를 시작으로 주식형 펀드, 해외펀드,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s)까지 다양해지면서 상당 부분 자금유치가 이뤄진 상태다. 이에 반해 그동안 은행권을 이탈했던 자금들은 은행권의 특판성 상품을 중심으로 입질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주 신상품을 발매하는 하나은행의 경우 10개 상품 가운데 수익증권은 4건에 그친 반면 예금상품은 5건에 달하며 외환은행의 신상품 4건도 모두 지수연동 정기예금이다. 최재열 신한은행 상품개발실장은 “주식관련 상품에 대한 인기가 주춤해질 시점에 도달했다”며 “2ㆍ4분기부터는 최저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판매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ㆍ4분기 전체로는 신상품 출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신상품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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