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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참여해라" 동부, 임직원에 강요

직급별 액수 할당에 서약서까지… 김준기 회장은 불참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동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증자 참여를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직원들에게는 증자 참여를 강요하는 반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은 28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신주 액면미만 발행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은 각각 300억원,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의 신주 최저 발행가액은 2,320원으로 결정됐으며 동부제철은 미정이다. 두 회사의 주가는 모두 액면가 5,000원을 밑돌고 있다. 유상증자와 관련한 세부사항은 주주총회 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동부그룹은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의 총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동부건설, 동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직원들에게 직급별로 증자 참여 액수를 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급별 할당 액수는 사원 1,000만원, 대리 1,200만원, 과장 1,400만원 등이다. 동부는 또 직원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통보했으며 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서약서를 28일 주주총회 전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마지못해 서약서를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부그룹은 "증자 후 회사의 가치가 상승하면 직원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만큼 직원들이 증자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부제철·동부건설의 이번 유상증자에 김 회장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동부제철 지분 4.80%와 동부건설 지분 33.9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김 회장이 계열사 지분 일부를 처분해 1,000억원 가량의 재원을 확보한 뒤 동부제철 유상증자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이번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추후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사재 출연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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