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1,000만대 생산'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 보르노TV 15초에 1대 "유럽시장 1위 고수할것"75가지 생산과정 처리·검사 1명이 담당市정부선 아예 주소명에 '삼성'사용 허용 야스페니사루=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75㎞ 정도 떨어진 야스페니사루시.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이 자리잡은 삼성테루 1번지에서는 헝가리의 명물 스테인드글라스의 빛이 담긴 명품 TV ‘보르도’가 15초에 1대씩 쏟아진다. 이곳은 바로 유럽 디지털TV 1,000만대 생산의 출발점이자 전초기지이다. 현지 시정부는 광장이라는 뜻의 ‘테루’를 삼성에 제공해 아예 주소를 바꿔버렸다. 헝가리에서 외국기업 이름이 주소명으로 쓰이기는 삼성이 처음이다. 이준용 헝가리 법인장(상무)은 “헝가리 공장과 250㎞ 인근지역에 있는 슬로바키아 공장이 협력해 내년에는 디지털TV 1,000만대를 생산해 유럽 TV시장 1위 자리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LCD TV 공장 라인의 풍경은 한가한 목초지인 바깥 풍경과 사뭇 달랐다. 부품을 회로기판에 얹어놓은 상태로 납땜을 하는 표면실장장치(SMD)를 거쳐 PBA(TV메인보드 접합) 과정을 거쳐 LCD TV가 완제품으로 나오는 시간은 15초. 숙련된 현지 노동자들의 손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헝가리 공장에서 하루에 생산하는 TV 기판은 600여개. 총 27개 라인이 돌아가는 제1공장에서는 월 1만~1만5,000개의 기판이 생산된다. 오는 7월부터 가동되는 제2공장은 50개 라인에서 기판을 생산, 헝가리 TV세트 라인과 슬로바키아 공장에 보낼 예정이다. 헝가리 TV공장의 강점은 생산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98년 영국 CTV공장을 통합한 만큼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명이 75가지의 TV 생산과정을 모두 처리하고 검사까지 마무리하는 1인셀은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의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과거 1인당 하루 25대를 생산하던 것이 1인셀에서는 하루 100대로 늘어났다. 최용석 헝가리 법인 차장은 “현지 인력들이 올해 삼성전자 내 글로벌 기술올림픽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숙련도가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은 올해를 기점으로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89년 설립 이후 현지 생산공장으로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보르도의 인기를 등에 업고 3ㆍ4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 여기에다 7월 2공장 완공을 앞두고 LCD TV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라인업을 재구축하고 있다. 기자가 찾아간 1공장 옆에는 2공장에 들어설 SMD 장비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시정부는 삼성전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장 부지가 좁다는 요구에 야스페니사루시는 법인세 환급 대신 2만평의 대규모 토지를 지원해 2공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에서 일한 지 16년이나 됐다는 마그도르나 스기시씨는 “어떤 기업에서 일하는 곳보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게 자랑스럽다”면서 “공장에 3대가 함께 일하는 가족도 있을 정도”라며 활짝 웃었다. 얼마 전에는 소니에서 근무했던 10여명의 직원이 삼성전자로 옮겨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 법인장은 “생산성이 향상되며 종업원 수는 줄어드는 반면 생산량과 매출은 늘고 있다”며 “공급망관리(SCM)를 통해 슬로바키아 공장과 연계해 유럽 TV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입력시간 : 2007/03/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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