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절세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소득공제·세액공제 혜택을 통해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겠다는 개인투자자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금저축펀드·퇴직연금펀드·소득공제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재형저축펀드 등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는 펀드 설정액이 최근 한달 사이 2,320억원 늘었다. 연금저축펀드에 1,542억원이 유입됐으며 퇴직연금펀드 434억원, 소장펀드 318억원, 재형저축펀드 26억원 순이다.
이는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고 유입되는 국내 주식형펀드 외에는 투자자금이 계속 유출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올해 10조원 이상 자금이 몰린 혼합형펀드는 최근 한달 사이 717억원 줄었으며 6조원이 유입된 채권형펀드는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3,800억원 이상 자금이 빠졌다.
업계에서는 세액공제나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투자자들이 연말이 되기 전 서둘러 절세펀드에 가입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소장펀드나 연금펀드 등 절세펀드는 혼합형이 대부분"이라며 "최근 혼합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자금이 몰린 것은 세금혜택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혜택이 적은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비과세 혜택이 소폭 상향 조정되고 의무가입 기준이 일부 완화됐지만 투자자나 운용업계가 원하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한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던 소장펀드와 재형저축펀드의 절세 혜택이 일몰 종료를 앞두고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형증권사 자산관리(WM)센터 관계자는 "연금저축펀드와 퇴직연금펀드는 물론 최근에는 소장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듯하다"며 "올해 금융상품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절세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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