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한국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한국 시장이 중국 기업들이 원하는 ▦첨단기술 확보 ▦시장개척 ▦원자재 확보 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北京)지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走出去)’은 지난 2002년 14억5,000만달러에서 2006년 161억3,000만달러로 4년 사이에 11.1배 증가한 데 비해 한국에 대한 투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증가세를 보여 2004년 11억6,480만달러로 정점에 도달한 뒤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의 전체 외국인직접투자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이후 감소했고 업종면에서도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 경동방하이텍의 BOE하이디스 등을 제외하면 소규모 요식업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2005년 57.8%와 2006년 63.8%(액수기준)나 차지했다. 무역협회 보고서에서는 “중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목적은 ▦원자재 확보 ▦첨단기술 확보 ▦시장개척 등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한국은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BOE하이디스와 쌍용자동차에 대한 M&A 이후 두 업체의 경영성과가 매우 나빠졌고 기술유출 문제로 한국 내 여론이 악화된 점이 중국의 한국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BOE하이디스는 적자누적으로 올해 초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쌍용자동차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04년 8.9%에서 2006년 4.8%로 추락했다. 보고서는 “중국 업체들은 하이디스와 쌍용자동차 M&A에 대한 한국 언론과 노동조합에 의한 비우호적 여론 형성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특히 중국 업체 중에서 중국 고유의 특성과 자금, 중국 내 네트워크를 가진 업체들이 있음을 주목하고 대한국 직접투자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긍정적 효과를 최대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규광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중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려는 것은 시장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지닌 노하우와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라며 “핵심기술의 유출은 철저하게 차단해야 겠지만 범용기술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을 갖고 중국 자본의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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