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은퇴리포트에서는 ‘연금 전환율을 활용한 연금 포트폴리오 만들기’를 주제로 체계적으로 연금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은퇴 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는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시중의 다양한 연금상품을 조합하여 연금 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 때 연금 전환율을 활용하면 서로 다른 연금을 비교 및 대체하는 등 보다 체계적으로 연금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금 전환율’이란 서로 다른 연금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도록 조정해주는 비율이다. 연금상품은 지급기간과 연금의 물가연동 여부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물가연동 종신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고 연금액도 물가상승에 따라 인상된다.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이 여기에 속한다. ‘종신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지만 연금액은 물가에 따라 조정되지는 않는다. 시중의 생명보험사 종신연금이 이에 해당한다. ‘확정연금’은 가입자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약정기간 동안 지급하는 상품이다. 연금 전환율을 활용하면 특징이 서로 다른 연금을 쉽게 비교하고 대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으로 마련하려던 것을 종신연금으로 준비할 때나 종신연금 대신 확정연금에 가입하려 할 때 얼마나 필요할 지 알아낼 수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60세부터 지급받는 연금의 기대가치를 토대로 ‘연금 전환율’을 산출한 결과 남성일 때 물가연동 종신연금 100만원의 가치는 종신연금 139만원, 확정연금 148만원과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종신연금 100만원은 확정연금 106만원과 교환 가능하다. 여성일 때에는 물가연동 종신연금의 가치가 더 컸다. 물가연동 종신연금 100만원은 종신연금 146만원 또는 확정연금 176만원과 같았다. 종신연금에서 확정연금으로의 전환율도 1.21로 남성보다 컸다.
월 200만원을 연금으로 마련하려면 연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축하면 될까. 국민연금에서 80만원을 받는 남성의 경우라면 나머지 120만원을 종신연금으로 받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이때 종신연금에서 받아야 할 금액은 ‘물가연동 종신연금에서 종신연금으로의 전환율’ 1.39를 곱한 167만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장수리스크와 구매력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신연금은 여러 개 가입하여 연금개시 시점을 순차적으로 분산하면 연금이 물가와 연동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확정연금으로 받고자 할 때에는 ‘물가연동 종신연금에서 확정연금으로의 전환율’ 1.48을 적용하여 178만원을 확정연금으로 가입하면 된다. 확정연금이 전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을 초과하면 지급기간을 연장하는 등 더 보수적으로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다. 연금 전환율을 적용하더라도 가입자가 통계에 따른 ‘기대’보다 오래 살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인생 100세 시대는 연금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연금 전환율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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