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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아는 만큼 보인다] 외국인, 국내채권 왜 몰리나

스와프시장 수급불안으로 재정거래 차익 크게 늘어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급증했다. 이는 그동안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주로 주식에 집중됐고 채권투자는 거의 없었던 점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2006년 말 4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2007년 하반기에만 28조4,000억원 증가했고 올해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15일 현재 보유잔액이 43조7,0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아직 전체 잔액 중 4.9%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채권거래가 채권시장과 스와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어 시장 참가자는 물론 정책당국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이 갑작스럽게 국내 채권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채권투자시 획득할 수 있는 이익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상 외국인이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 채권에 투자할 때는 자국 채권금리와 투자대상국 채권금리의 차이, 즉 내외금리차를 고려하게 된다. 따라서 투자대상국의 채권금리가 높을수록 투자유인이 높다. 다른 나라 채권에 투자할 때는 두 나라 간 환율변동에 따른 투자수익 변동 또한 중요한 고려요소다. 즉 내외금리차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이 이보다 크다면 투자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외국인은 내외금리차와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비용을 감안(이를 재정거래차익이라고 함)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외국인은 투자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통화스와프(CRSㆍcurrency swap) 시장에서 원화로 교환해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게 된다. 이때 외국인은 원화를 빌리는 대가로 원화금리(이를 CRS금리라 함)를 지급하고 달러를 빌려주는 대가로 달러금리(통상 리보)를 받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은 악화됐으나 국내에서의 달러 수요는 지속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CRS시장에서 환율변동 위험을 헤지하면서 원화를 조달하는 비용이 크게 낮아져 재정거래차익이 크게 확대되고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증가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재정거래차익이 확대돼 외국인이 국내 채권투자를 늘리게 되면 CRS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증가하고 CRS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재정거래 차익이 축소돼 외국인 채권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재정거래 차익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국내 CRS시장에서의 수급불균형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 조선업체 등의 선박 수주가 늘어나면서 나중에 들어올 수출대금의 환위험을 헤지하려는 이들 기업의 선물환 매도와 자산운용사의 해외 주식투자를 위한 선물환 매도로 스와프시장에서 달러화를 조달하려는 수요 초과 현상이 계속됐다. 이는 CRS금리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재정거래 차익이 축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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