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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포기 늘고 투자 막혔는데 제2·제3 개성공단 논의 일러"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장


"분양기업 상당수가 입주를 포기하고 5.24 조치로 신규 투자가 막히면서 공단구역 800만평 중에 60% 이상을 아직 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2, 제3 공단 논하기 전에 개성공단부터 제대로 운영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18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사진·에스엔지 대표)은 "남·북 경협의 무대가 늘어나는 것은 찬성이지만 기존의 경협공간도 답보상태인데 제2개성공단 추진은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연초 이후 제2개성공단 설치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데 따른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정 회장은 "제2 개성공단,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한 국제화 등 남북 경협을 확대하고자 하는 사업의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 협력을 제한한 5.24 조치의 전면 해제 혹은 수정 없이는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후 7개월이 흘렀지만 입주기업 가동률은 85% 수준에 머물고 있고 5개 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공단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부 소재·부품 기업은 50%에도 미치지 못 하는 가동률을 견디기 어려워 북한 인력들을 부품 제조 대신 포장지 봉투에 풀칠하는 작업에 동원하고 있다"며 "공단 폐쇄에 따른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수천억원에 달하는데도 정부에서는 가동 재개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신임 회장이 된 정 회장이 입주 기업을 대표해 가장 주력할 분야는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이다. 지난해말 기준 개성공단 기업에서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는 약 5만2,000여명으로 입주기업들은 최소 2만명의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력 확충을 위해서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입주기업들에 약속했던 기숙사 건립과 도로망 등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게 정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2차 분양 당시 정부가 직접 기숙사 건립을 약속하며 인력 부족 문제를 방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기숙사 건립에 나서기 어렵다면 저리 융자 등을 통해 기업들이 직접 기숙사를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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