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금융사들의 상품ㆍ공시ㆍ재무제표 등 각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시스템을 올해 안에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금융감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지난 6일로 임명된 지 100일을 맞은 문정숙(사진) 금융감독원 소비자서비스본부장(부원장보)은 올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역점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본부장은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감독정책의 무게중심이 금융건전성 강화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올해를 금융소비자 보호의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감독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공급자 중심이었던 금융감독의 패러다임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소비자 보호도 사후적인 민원 해결에서 벗어나 충분한 정보 제공, 교육, 비교공시 강화 등을 통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피해 예방으로 바뀌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금융기관별ㆍ권역별로 분산된 금융정보를 하나의 포털로 통합할 방침이다.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상품은 물론 재무정보ㆍ공시ㆍ약관ㆍ금융사고 등의 관련 정보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문 본부장은 또 외부전문가로 '금융소비자자문위원회'를 이달 말까지 구성해 불합리한 금융제도나 관행을 적극 개선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의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과 현장조사 기능을 강화해 민원 업무를 신속·공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다. 그는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들을 분석해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한편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 교육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금융문맹이 이번 금융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듯 소비자 보호는 물론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금융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실정에 맞게 '초ㆍ중ㆍ고 단계별 금융교육 표준안'을 개발하기로 했다. 서민 등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문 본부장은 "실업자, 군 장병, 다문화가정의 주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며 "특히 부산·대전·대구·광주 등 지방 지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서민·취약계층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민원조사팀을 신설하고 생계형 민원의 경우 처리기간을 기존 14일에서 7일로 줄였다. 그는 금융기관 건전성 강화와 소비자 보호라는 정책목표가 상호 충돌할 가능성에 대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면 불합리한 관행이나 제도가 개선되고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금융기관들도 전문인력 양성, 경영혁신 등에 나서면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정보기술(IT) 강국이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민원 접수 등은 강점"이라면서도 "소비자 보호를 마케팅이나 영업행위의 하나로만 접근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비자 피해를 적극 예방하는 게 금융회사에도 득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숙명여대 교수 출신으로 외부인사인 문 본부장은 금감원에 대해 "바깥에 있을 때는 무섭고 센 조직으로 인식했는데 전문성이 높고 열심히 일하는 집단"이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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