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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탕·삼탕…경기회복 특단책 안보여"

정부"소비·투자살리기 총력"불구 시장반응 시큰둥<br>"차라리 추경 조기편성·분위기 반전 나서야" 지적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설명하면서 “투자와 소비를 살리기 위해 마른 수건을 짜내는 심정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처방은 올 상반기 이미 발표했던 내용들이 재탕ㆍ삼탕식으로 담겼다. 투자를 활성화한다고 하면서 수도권 공장 신설허용에 대한 결정을 사실상 연말로 연기, 기업들의 실제 투자는 내년에야 가능하게 됐다. 세제지원 방안 중의 핵심이라는 사전상속제 등도 이미 상반기 세제개혁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던 레퍼토리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는 “발표한 하반기 정책수단들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면 4% 안팎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차라리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을 조기에 편성, 경제주체들의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수도권 규제 이날 발표된 수도권 규제 완화책의 핵심은 테마파크다. 하반기 중 수도권에 전라남도의 J프로젝트 같은 초대형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김 차관보는 “(테마파크를 지으려다) 규제 때문에 홍콩으로 간 사례가 있다”며 정책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놀이공원을 추가로 만드는 것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반대할 명분은 적지만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조성 중인 또 다른 테마파크들은 어떻게 할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을 경우 일본처럼 부동산 문제의 또 다른 불씨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수도권 내 첨단공장 신설허용 여부는 12월로 결정을 미뤘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수도권 공장 신설허용 문제는 종전 방침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선별적으로 투자를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설령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법령 개정작업 등에 필요한 시간을 볼 때 실제 투자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번 대책에서는 이밖에 골프장 건설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현재 추진 중인 토지이용규제 완화도 8월까지 마무리짓기로 했다. 부동자금 통로 만들기 시중자금 흐름 개선을 위해 10년 이상 장기 임대주택을 건설ㆍ운영하는 리츠 등 간접투자 회사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하기로 했다.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공사가 국민임대주택 건설에 소요되는 자금조달을 위해 장기채권 발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초 검토됐던 장기 적립식 투신상품의 세금감면은 이번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결정되지 못했다. 김 차관보는 “현재 여러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혀 추가로 대책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채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도입되는 원금ㆍ이자 분리거래제도(STRIPS)는 내년에 시행된다. 서비스 경쟁력 제고 해외소비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외국 교육기관을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외국인학교에 내국인이 입학할 수 있는 요건도 합리적으로 바꾼다. 기업도시에 특수목적고 설립을 허용하고 자립형 사립고 유치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의료기관에 대한 외부자본 참여와 외국인 의사의 자국민 진료허용 등 의료 관련 규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밖에 모텔ㆍ여관 등의 중저가 관광호텔(1~3급)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개ㆍ보수시 자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스크린쿼터 등 여타 대외개방 문제는 제외됐다. 거래세 완화 하반기 중으로 조세감면비율한도제를 도입한다. 조세지출예산제도 법제화를 통해 현재 난립된 각종 감면제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새로운 조세개혁 방안도 나온다. 당초 상반기 안에 끝내기로 했지만 부동산세제에 밀려 연기된 것이다. 부동산세제는 현행 기조를 유지하되 거래세 부담이 급증하지 않도록 세부담 완화방안도 추진된다. 그러나 등록세율 인하 등 거래세 인하조치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여당측의 반응이다. 이밖에 공장 자동화 설립 도입시에 적용되는 관세 감면제도의 일몰시한을 올 12월에서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통합법안 연내 마련 증권거래법ㆍ선물거래법ㆍ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등의 통합방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한다. 또 사모투자펀드(PEF)의 최소 출자금액이 하향 조정되고 부실채권 투자도 허용된다. 최소 출자금액은 하반기부터 개인은 20억원에서 10억원, 법인은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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