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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현대하이스코는 해외 사업장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오토모티브 스틸 리더(Global Automotive Steel Leader)'라는 글로벌 사보를 발간했다. 평소 소통의 문화를 강조해온 신성재(사진) 현대하이스코 사장이 해외 법인 간 소통 채널을 넓히고 회사 경영 방침을 해외 현지 직원들에게 알리고자 기획한 것이었다. 신 사장은 "중국∙브라질∙터키 등 현지 사업장이 계속 늘어나면서 해외 법인들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했다"며 "사보를 통해 회사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법인들의 생산 역량까지 끌어올려 고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법인이 현대하이스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현대하이스코가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아시아∙유럽∙북미∙남미를 연결하는 냉연강판 글로벌 생산 벨트 구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에 따르면 지난달 완공된 브라질 법인과 최근 중공에 들어간 터키 법인은 각각 연간 15만대, 20만대의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8월부터는 중국 톈진 법인이 본격 가동에 돌입하면서 연간 30만톤 규모의 냉연강판이 추가로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하이스코가 이처럼 냉연강판 생산기지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생산이 늘어나면서 자동차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해외 공장들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브라질과 터키 법인 준공으로 남미ㆍ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에 자동차용 강판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공장 확대는 현대하이스코의 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화증권은 올해 현대하이스코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 8.3% 증가한 8조3,590억원, 4,7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냉연강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대하이스코의 노력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 시설 증축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내년 5월 준공 예정인 당진 제2냉연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해 5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6,750억원과 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하이스코의 국내 연간 냉연강판 생산능력은 당진 1공장 200만톤, 순천공장 180만톤 등 총 380만톤 수준. 하지만 오는 2013년 당진 2공장이 완성되면 150만톤이 추가돼 530만톤을 넘어서게 되고 여기에 경영혁신 노력까지 보태질 경우 600만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회사 역량을 냉연강판 생산에 집중하고 있지만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강관 생산도 게을리하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울산공장에서 연간 80만톤 규모로 강관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에코라이닝 스테인리스 강관 등 고부가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올해 10월부터는 차량용 루프레일과 필라를 생산하기 위한 핫스템핑 설비 증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외를 아우르는 현대하이스코의 공격적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태현 이트레이드 증권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가 2ㆍ4분기 자동차 생산을 늘리면서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출하량도 전 분기보다 14% 증가한 13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용 강판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국내 철강사 중 독보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환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원ㆍ달러 환율이 100원 상승할 때마다 현대하이스코의 영업이익은 6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 연구원 "유럽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대표적 수출주인 현대하이스코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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