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갈길바쁜 재계「비자금유탄」휘청/부도사태 이어 설상가상… 전전긍긍

◎투자전략 올스톱·대외신인도 큰타격/“정치가 또 경제 망치나” 노골적 불만/전경련 곧 긴급회의… 「돈안드는 선거」 대책 등 촉구키로재계가 전직대통령의 비자금홍역에 이어 또다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비자금에 대한 여야의 공방전이 확대되면서 심각한 경영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자금정국으로 총수 등 최고경영자의 사법처리 재현여부, 금융외환시장 동요에 따른 국내외사업의 차질, 정국대치에 의한 구조조정관련법 등 경제법안의 입법표류 가능성 등으로 재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그룹들은 10, 11월의 경우 연초 세운 경영전략 달성을 위해 수출 및 투자목표의 차질없는 달성을 독려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중요한 시기인데도 비자금파문으로 투자전략수립 등이 올스톱상태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총수들이 또다시 검찰청을 드나들 경우 경영마인드가 위축돼 그룹의 투자 및 경영계획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자금공방전은 기업에 대한 대외이미지와 신인도를 떨어뜨려 해외자금조달시 금리부담 등을 높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비자금 단골」인 한국기업 등을 겨냥, 오는 12월 부패라운드(해외뇌물방지협약)를 발효시킬 예정으로 있어 국내기업들의 해외입찰에 상당한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수합병, 부동산매각시 세제감면토록 한 경제관련법안의 입법도 정쟁격화로 지연돼 기업의 사업구조재편과 자구노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 『우리경제가 불황과 개방압력 등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경제회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적 정쟁은 조속히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K그룹 C회장은 최근 전경련회장단회의에서『정치가 경제를 좌우하는 것은 또다른 의미의 폭력이다』고 말했다. 재계는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간 비자금을 둘러싼 공방전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에 집단적 허탈감과 함께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을 높이고 있다.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사건으로 「수모와 상처」를 입은 재계는 또다시 정쟁의 한가운데 몰린 가운데 『정치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치권이 비자금사건에 이어 또다시 기업을 끌어들이면서 재벌을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매도하는 여론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번 사건과 관련,『가뜩이나 경제가 어렵고, 미국 등 선진국의 통상압력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정략차원에서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민감한 경제현안에 대한 그룹의 의중을 밝히지 않았던 삼성이 이같이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비자금사건은 국가이미지는 물론 기업의 대외이미지도 실추시키고 있다. 재계는 이번 정쟁확산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고,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경쟁력의 척도도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 3일 사면복권에 서명한 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시 기업들을 옥죄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기업들은 말한다. 재계의 대응책은 전경련이 주도하고 있다. 전경련은 원래 이달중 한·일재계회의 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많아 회장단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조만간 최종현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기업을 볼모로 한 정쟁중단과 돈안드는 선거를 촉구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 나아가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 다시는 정경유착과 비자금사건으로 곤욕을 치르는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정당에 대한 기업들의 후원회 가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도 불거지고 있다. 이번 파문은 재계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들의 해외투자확대에 따른 산업공동화와 고용불안의 심화, 대외신인도 추락에 의한 기업들의 해외자금조달 어려움 등이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부실사태이후 해외금융기관들은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해 「코리안프리미엄」을 적용, 우리기업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비싼 금리로 해외자금을 가져다쓰고 있다. 기업들은 부도사태가 터지기 전에 해외금융시장에서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0.4∼0.6%의 프리미엄을 주고 자금을 빌렸다. 그러나 최근엔 프리미엄이 1.5∼1.3%로 치솟아 막대한 추가금리부담을 안고 있다. 연말을 맞아 갈길 바쁜 재계가 또다시 비자금유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이의춘 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