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정은 회장의 ‘감성 경영’이 적을 아군으로 돌아서게 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 부문의 매각설이 끝이지 않았던 현대그룹과 세계 2위의 엘리베이터업체 쉰들러가 손을 잡았다. 양 그룹은 “현대의 승강기 부문 매각은 논의된 사실이 없다”며 시중의 매각설을 일거에 불식시키는 동시에 한발 더 나아가 “상호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영에 나설 것”이라며 끈끈한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회장과 알프레드 쉰들러 쉰들러그룹 회장은 26일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쉰들러측으로의 현대엘리터 승강기 부문 매각은 논의된 바 없으며 앞으로 사업파트너로 서로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 그룹의 발표와 관련 현대그룹 안팎에서는 쉰들러측의 입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쉰들러그룹이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취득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을 때만해도 쉰들러측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 개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쉰들러측은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라고 밝혀 경우에 따라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상선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까지 경영권에 위협을 받게 됐던 것. 결국 현 회장은 지난 5월 유럽 출장길에 올라 쉰들러 회장을 직접 만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 회장의 쉰들러 회장 면담 후부터 쉰들러측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다”며 “현대그룹 경영을 맡은 이후 현 회장 특유의 감성경영이 적을 아군으로 돌려 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양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2박3일간 함께 금강산을 방문하며 친밀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쉰들러 회장은 “쉰들러 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우호적인 주주이며, 현 회장을 비롯한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및 경영진을 지지하겠다”며 “아울러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중층 건물용 엘리베이터 장비를 구매해 판매하는 방안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중”이라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까지 소개했다. 이와 관련 현 회장은 “쉰들러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는 현대그룹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