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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도미노 인상 정부 물가정책 불신 고조

올들어 4.1%나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br>인상압력 못견뎌 결국허용 '묶어두기 오류' 자인


연말로 접어들면서 공공물가 인상이 잇따르자 정부의 물가정책에 대한 불신이 높아가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전체 상승률은 2.4%로 목표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공서비스 분야의 경우 상황은 달라져 사실상 관리실패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4.1%였다. 이는 2001년 7.5%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이 올 들어 택시ㆍ지하철ㆍ기차 등 대중교통 요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건강보험료, 상하수도 요금 등을 잇따라 인상해 공공요금 상승률이 예년보다 올랐다”고 분석했다. ◇내년 경기 더 어렵다는데=23일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내년 경제상황이 올해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고, 특히 선거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소지가 크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내년에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 것. 이런 상황에서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교통ㆍ수도ㆍ보험료 등 공공요금의 연쇄 인상은 서민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날 지하철ㆍ버스요금을 12.5%가량 인상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2년8개월 만이다. 물론 시의회의 승인 절차가 남았지만 인상률 자체로는 파격적이다. 서울시는 “유가 인상, 인건비 상승 등으로 운송원가가 상승한데다 지하철의 경우 원가에 못 미치는 낮은 운임수준으로 경영수지가 악화돼 2년8개월 만에 요금 인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3년 이후 동결됐던 철도운임도 큰 폭으로 올랐고 국내 통상 우편요금도 규격ㆍ비규격 우편 모두 30원씩 인상됐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료, 환경부는 물 이용 부담금 조정을 통해 공공물가 인상에 동참했다. 여기에다 대전시ㆍ광주시ㆍ울산시ㆍ포항시 등 지방정부도 버스업계나 상수도 운영의 만성적인 재정 타파를 이유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거나 예고하고 있다. ◇공공요금 상승은 물가안정의 결과?=5년 만에 최고의 공공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정부의 물가정책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미노식 공공요금 인상은 정부의 정책실패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1년 이후 공공요금은 그동안 사실상 묶여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잡아두는 게 한계에 달했고 일시에 요금인상이 몰린 것이다. 사실 철도요금은 3년 만에 인상됐고 서울 지하철ㆍ버스 요금도 2년8개월 만에 조정됐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재정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마당에 언제까지 요금을 묶어둘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인상 방침을 정부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하게 된 것도 그동안 묶어두기 일변도의 정책오류를 인정하는 게 아니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물론 공공요금이 상승하더라도 정부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 정부의 연간 목표치에 부합한다. 이는 역으로 공공요금 인상을 허용해도 정부의 물가정책 목표는 달성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물가 전체를 보면 낮은 수준”이라며 “안정기조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공공서비스 요금 조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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