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블랙아웃 위기 에너지 다이어트로 넘자] <1> 살얼음 동계 전력

원전 하나만 더 멈춰도 비상… '국민발전소' 불 밝히자<br>영광 3·5·6호기 중단으로 300만kW 전력 날아가<br>공급 뻔한데 여전히 물쓰듯… 정부도 뾰족한 처방 없어<br>전기 아껴 쓰고 나눠쓰는 '아싸가자'운동 등 동참을

홍석우(가운데) 지식경제부 장관이 3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절전 캠페인 시민단체 협의회 발대식'에 참석해 격려하고 있다. 난방에너지 절감을 독려하기 위해 분홍 내복을 입고'핑크 레이디 특전대'처럼 분장한 서포터스들의 퍼포먼스가 이채롭다. /김동호기자


얇게 언 얼음판이 깨지면 바로 캄캄한 바닷속이다. 살얼음판. 올겨울 전력 사정을 표현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말은 없을 듯하다.

위조 검증서 부품 파문으로 영광원전 5ㆍ6호기가 멈춰 섰고 핵심부품의 균열이 발견된 영광 3호기의 재가동 시기도 종잡을 수가 없다. 순식간에 300만kW(원전 3기)의 전력이 날아간 탓에 이제 발전소 하나만 추가로 고장 나도 온 나라가 정전을 대비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 닥쳤다.

정부가 짜내다시피 내놓은 동계 전력 수급대책에서도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위기 극복의 해법은 절전뿐이다. 공급량을 늘릴 묘책이 없다면 십시일반의 심정으로 전기를 절약해야 블랙아웃을 피할 수 있다. 온 국민이 참여해 전기를 아껴 쓰고 나눠 쓰는 '국민발전소'의 불을 어느 때보다 환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해법이 없는 위기의 전력 상황="겨울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계획단전(순환정전)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됩니다." 올겨울 전력 수급대책을 내놓은 후 정부 고위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예비전력이 100만kW 이하로 떨어질 경우 지난 '9ㆍ15 사태'와 같은 순환정전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겨울은 이 같은 상황이 오면 너무나 위험하다. 날씨가 추운 상태에서 정전이 시작되면 국민의 목숨이 직접적으로 위협 받는다.

현재 수요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예측하는 올 겨울 예비전력은 127만kW에 불과하다. 공급능력은 8,040만kW인데 최대 전력 수요가 7,913만kW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대 전력 수요는 최근 5년여간 급속히 늘어났다. 지난 2008~2009년만 해도 동계 최대 전력 수요는 6,265만kW에 그쳤다. 불과 5년여 만에 1,600만kW가 넘는 수요가 더 생겨난 것이다.

전력 수요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산업구조 및 전기 전환수요와 관련이 깊다. 금융위기를 겪으며 제철이나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투자한 기업들이 많아졌고 상가나 가정에서는 석유나 가스 대신 전기로 난방을 하는 수요가 급속히 늘었다. 대형 빌딩을 중심으로 '전기 먹는 하마'인 냉난방용 시스템에어컨이 보편화된 것도 전력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민발전소 건설이 위기 극복 해법=결국 올겨울 전력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은 결국 아껴서 나눠 쓰는 방법뿐이다. 전기 절약을 통해 국민 스스로 발전소를 짓는 효과를 내는 국민발전소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실제 올해부터 지식경제부 주도로 시작된 국민발전소는 전력위기를 극복하는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유례없는 폭염이 닥쳤던 올 8월 국민발전소 운영으로 총 1억8,600만㎾h의 전력 소비량이 감소해 262억원의 절감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화력발전소 2.5개를 건설한 것과 같은 효과로 전력 사용 피크시간대인 오후2시에서 5시 사이에 약 137만㎾의 전력 피크 억제효과가 발생했다.

아울러 국민발전소 건설 주간이 처음 실시된 6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효과를 보면 9억4,800만㎾h, 비용으로는 1,340억원의 절감효과가 발생했다. 이는 제주도의 전력소비량(월평균 3억㎾h)의 3개월분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민발전소를 아직 잘 모르고 절전에도 동참하지 않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여름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시행한 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전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절전을 실천한다는 응답은 33.3%에 그쳤다.

◇'아싸가자' 전 국민적 동참 필요=정부는 올겨울 전력위기 극복을 위해 대표적인 절전 캠페인인 '아싸가자' 운동을 다시 시작한다. 3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아싸가자 발대식도 갖고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이번 겨울 버전은 '아껴서 나누자' '싸(사)랑한다 건강온도' '가뿐하다 내복 스타일' '자~뽑자 전열기'라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겨울철에 맞는 절전 방식을 제시하기 위해 아싸가자 캠페인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인 '아껴서 나누자'는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에너지 사랑 나누기 운동이다. 월 사용전력(300kWh)의 5% 이상을 절감하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고 이를 다시 에너지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절전 사이트(www.powersave.or.kr)에 접속해 개인의 절전실적을 입력함으로써 에너지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싸(사)랑한다 건강온도'는 실내에서 건강온도(18~20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주요 국가들은 겨울철 실내온도를 18도에서 20도로 규정하고 있고 대한의사협회도 같은 온도를 적정온도로 권장하고 있다.

'가뿐하다 내복 스타일'은 겨울철 내복 입기의 생활화 운동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내복을 입을 경우 체감온도가 3도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자~뽑자 전열기'는 전기 다소비의 주범인 개인용 전열기의 플러그를 뽑고 무릎담요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송유종 지식경제부 에너지절약추진단장은 "문 열고 전기를 쓰거나 난방기를 틀고 전열기를 쓰는 낭비요소들을 줄여야만 이번 겨울 전력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전 국민의 동참을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