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보다 둔화돼 한자릿수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유가에 따른 수입증가로 연간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자원부는 4일 올해 하반기 수출은 1,625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9.9% 늘어나고 수입은 1,57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8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동기보다 62억달러(56.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의 13.9%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수출은 당초 전망치 3,18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입은 애초 전망보다 110억달러 늘어난 3,0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수출 증가율 둔화로 인해 결국 연간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230억달러의 절반 수준인 1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이번 전망이 민간 연구소가 아닌 정부의 공식입장이라는 데 있다. 국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마저 전망이 밝지 않으면서 경기 상승세를 기대하는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수출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ㆍ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가 인플레이션 압력 해소를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 또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인해 글로벌 달러의 추가 약세, 환율 강세로 이어져 수출의 둔화로 나타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상반기 수출을 견인했던 석유제품과 LCD의 수출 증가율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자동차ㆍ석유화학 등도 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노사관계 불안, 중국 및 이란 등 경쟁국의 양산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부진할 것으로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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