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들 트레이더를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원유 수입·정제·수출 때의 관세 체계도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북아오일허브 추진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동북아오일허브는 정부가 중국 석유시장을 노리고 울산 여수에 조성 중인 3,660만배럴 규모의 대규모 석유 저장시설이다.
정부는 동북아오일허브가 단순한 저장기능을 넘어 중계가공 무역의 근거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오일허브인 싱가포르에서 석유 트레이더를 유치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외 석유 트레이더가 국내에 법인을 설립할 때 첫 5년간 10~22%의 법인세를 면제하고 이후 2년간은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트레이더들의 진입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석대법)에 정제업·수출입업·판매업 외에 석유트레이딩업 관련 규정도 신설한다. 현재는 석유트레이딩업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이 사업을 하려면 석유수출입업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소 5,000㎘의 저장시설을 보유해야 해 트레이더 유치의 걸림돌이 돼왔다.
이와 함께 원유·석유제품의 복잡한 세금 징수·환급체계도 간소화한다. 현재는 원유를 수입할 때 관세와 수입부과금을 징수하고 이를 석유제품으로 정제해 수출할 때 징수된 세금을 돌려준다. 하지만 개선된 안은 수입할 때는 일절 세금을 징수하지 않고 원유를 정제한 뒤 내수용으로 사용되는 석유제품에만 관세·수입부과금·유류세 등을 일괄 징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절감되는 행정·금융비용이 연간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또 트레이더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때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석유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석유류·파생상품 트레이딩 사업에 대해서는 외국환거래 신고 의무를 완화한다.
이와 더불어 석대법상의 블렌딩 규제도 단계적으로 완화, 트레이더들이 자유롭게 석유제품을 정제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