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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창업 현장속으로] 엄희숙 '솔레미오' 부천 심곡점 사장

본사 부도나자 직접 상표권리 받아 본인 명의 등록<br>소스 개발·佛프로방스 분위기 인테리어로 매출 쑥<br>월 순익 2,800만원…프랜차이즈 사업도 본격 나서


“매니저님, 손님이 나가시면 항상 의자와 방석을 정돈하세요. 그리고 옷소매를 접어 올리고 손님을 맞으시면 안 됩니다. 식탁은 빨리 치워주세요.” 부천역 인근에서 스파게티전문점 ‘솔레미오(www.솔레미오.kr)’를 운영하는 엄희숙(46ㆍ사진)씨는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4시경에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격이 저렴하고, 매장 인테리어가 예쁜 스파게티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식사시간에 관계없이 손님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반 스파게티전문점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1층 입구를 관광지로 유명한 프랑스 프로방스 마을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나무결 질감을 그대로 살린 파스텔톤의 색감과 화려한 격자무늬 창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가게 곳곳에 장식된 분홍빛 꽃과 연두색 나무, 강렬한 색상의 소품이 인상적이다. 고객들은 주문이나 식사하는 것을 잠시 잊고 가게 풍경을 배경으로 핸드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단골 고객들이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만들어 예쁘고 맛있는 집으로 소개해 주는 덕에 따로 홍보를 할 필요가 없어요.” 지금은 명소로 자리잡으면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처음부터 장사가 잘 됐던 것은 아니다. 엄씨가 이곳에 스파게티 전문점을 연 시기는 지난 2000년 5월. 스파게티 요리가 쉬워 보이고, 특별한 경력 없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 당시 결혼 17년 차였던 엄씨는 그때까지 살림과 재테크를 통해 모은 2억원을 친구 남편의 사업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다. 재기를 위해 창업을 선택했지만 첫 달에는 겨우 적자를 면할 정도였다. “주인이 계산대에 편하게 앉아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종업원들은 수동적이기 때문에 옷차림에서 손님 접대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종업원들은 자신이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엄씨는 매장 청소부터 시장보기, 재료준비를 직접했다. 가게가 안정되면서 매출도 서서히 올랐다. 하지만 ‘호사다마’였는지, 가게를 연지 8개월 만에 프랜차이즈 본사가 부도가 났다. 동생에게 1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서 장사를 시작한 엄씨로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손을 놓고 있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절박했다. 엄씨는 본사와 거래한 자료상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재료 대금을 직접 지불할테니 식자재를 그대로 납품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본사를 찾아가 솔레미오 상표권리를 넘겨받아 자신의 명의로 등록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 게 아니었다. 이전까지는 본사에서 보내주는 소스를 받아서 썼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매장에서 소스를 직접 만들어야 했다. 엄씨는 서울에 있는 유명 스파게티 전문점을 찾아 다니며 일일이 시식한 후 소스를 분석했다. 자신이 알 수 없는 소스 맛은 호텔 주방장 출신 요리사를 초빙해 개발했다. 이렇게 소스를 개발하다 보니 메뉴 가짓수도 10여개에 불과하던 것이 지금은 40여개로 늘었다. 소스를 바꾸고 메뉴가 강화되면서 손님들이 점차 늘어갔다. 하지만 엄씨는 음식 맛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출이 오르긴 했지만 정말로 ‘대박집’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스파게티 외에 피자, 스테이크 등 다른 메뉴를 늘려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메뉴만 늘린다고 해서 손님이 몰려오진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실행한 것이 인테리어 업그레이드였다. 스파게티 전문점은 여성고객이 대부분이라는 데 착안, 맛과 멋을 동시에 제공하기로 한 것. 엄씨는 다시 벤치마킹에 나섰다. 여성고객들이 좋아하는 예쁜 가게를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가 예쁘기로 소문난 카페와 음식점 50여 곳 이상을 돌아다녔다. 이렇게 발품을 팔고 다닌 결과, 최종적으로 정한 컨셉트가 바로 이국적인 분위기의 프랑스 프로방스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손님들이 매일같이 줄을 서서 대기했고, 엄씨와 직원들은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했다. 너무 손님이 많아 나중에는 손님이 부르는 소리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다. 손님이 너무 많아 고민하던 엄씨에게 건물주는 PC방으로 운영되던 3, 4층을 터서 모두 3개 층을 운영해 보라는 제안을 했다. 엄씨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에서 3개 층을 운영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승부수를 걸었고 이는 주효했다. 매장을 확장해 재오픈한 날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준비했던 오픈 이벤트도 열지 못할 정도였다. 이 후로도 계단에는 늘 대기 손님으로 가득했다는 게 엄씨의 설명이다. 현재 엄씨는 월 평균 9,000만원대의 매출과 2,800만원대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와 하나 둘 내주기 시작한 가맹점이 벌써 7개로 늘었다. 엄씨는 지난 3월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엄씨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예쁜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나눠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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