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라증권
亞시장 공략 글로벌 IB 성장
● 중소형업체
지역밀착 영업 등 전문화
● 온라인업체
은행과 연계로 영업망 확장
초대형 증권사의 탄생으로 국내 자본시장에도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앞서 '증권업 빅뱅'을 겪었던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증권산업은 지난 1990년대 초 경제 거품이 걷히면서 노무라·다이와·니코·야마이치 등 대형 4사와 다수의 중소형 증권사로 유지돼왔던 증권업 구조가 붕괴됐다. 일본 정부는 이 시기에 증권업 등록제 전환, 수수료 자율화,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규제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 시스템 개혁(금융빅뱅) 정책을 내놓으며 판을 깔아줘 업계 재편을 유도했다. 그 결과 지난 1996년에서 2010년 사이에 무려 147개사가 도산· 폐업·피합병 등 형태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아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 50%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 증권사들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은 2009년 이후 20% 이하로 줄었고 펀드판매 및 기타 수수료(자산관리 수수료 포함) 수익이 40% 이상으로 확대됐다. 구조조정의 빌미가 됐던 천편일률적인 수익구조가 다변화된 것이다. 특히 증권업 빅뱅 과정에서 일본 증권업계는 노무라·다이와 등 대형사 그룹, 미즈호·SMBC니코 등 중소형사 그룹, 온라인 증권사(마쓰이·가부닷컴·라쿠텐) 그룹, 외자계 그룹(골드만삭스·JP모건) 간 업무 분화와 특화가 이뤄졌다. 대형사 그룹의 경우 리테일부터 투자은행(IB)까지 다루는 종합금융투자 업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특히 노무라는 위탁매매 업무에 대한 수수료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랩어카운트 등 자산관리형 영업으로 전환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일본 내에서는 리테일 부문의 고객자문·컨설팅 능력을 강화해 자산관리 및 펀드판매 업무에 주력했고 해외에서는 글로벌 IB화를 추구하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공략을 강화했다. 그 결과 노무라증권은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 11조원, 모기업인 노무라홀딩스는 자기자본이 24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IB로 성장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노무라와 다이와 등 대형증권사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구축하며 각자 생존전략을 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점포의 통폐합 및 인력감축 등을 통한 비용절감 후 니치마켓(틈새시장)에서 전문화를 추구했다. 리테일을 핵심으로 지역 편향적인 지점망을 구축하고 현지 밀착 영업을 벌인 것이다. 또 신규기업 발굴을 통한 기업공개(IPO) 업무, 법인에 대한 자산관리업무, 신흥시장의 주식·채권 중개업무, 지역밀착형 자산관리업무 등 각 증권사별로 전문화된 영역을 발굴해나갔다. 이에 따라 현재는 일본 도요증권은 중국주식 중개업무, 디브레인증권·엔젤증권·미래증권 등은 비상장주식매매, 오카산증권은 특정지역 밀착형 자산관리업무 등 각 증권사별로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업지점이 필요 없는 온라인 증권사 그룹의 경우 위탁매매 수수료 인하 등의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인터넷 주식거래에 나서는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마쓰이·가부닷컴증권 등은 온라인거래 헤비유저(heavy user)에 대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은행과의 연계 업무 등을 통해 온라인 전문증권사로 특화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온라인전문증권사인 SBI·라쿠텐·마넥스증권 등은 금융그룹 내의 네트워크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탈 온라인을 추진하며 영업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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