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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올해 글로벌 경제에 불어닥친 한파 속에서도 섬유·산업자재·중공업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해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들어 3·4분기까지 매 분기 마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 행진을 벌여 올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7,546억원을 이미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4·4분기에도 2,5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효성이 대내외로 불안한 경제상황을 딛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독보적인 원천 기술력에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효성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선제적으로 기술투자를 단행해 섬유·산업자재·중공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했고,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재편했다.
실제 세계 최고의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를 축으로 한 섬유사업은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올해 실적 상승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독보적인 자체 기술력에 기반한 차별화된 제품군과 더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안정적인 공급망이 스판덱스의 성공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자재 부문에서도 효성의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탁월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점유율 45%를 기록하고 있다. 중공업 부문 역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사업이 철저히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영업활동을 펼친 덕분에 꾸준히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효성이 장기간 기술 중심 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경영을 향한 경영진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효성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는 스판덱스의 경우 사업 초기만 해도 수익성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포기해야 한다는 사내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조석래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조 회장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품질을 개선하고 공급망을 확대하면 미래에 확실한 보답이 있다고 확신했다.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정진해 온 결과 마침내 스판덱스 부문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 중심 경영 철학은 효성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탄소섬유와 폴리케톤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효성의 차별화된 기술력은 최근 해외에서도 인정 받으며 사업영역 확대의 동력이 되고 있다. 효성은 지난 21일 인도 전력청과 파나마 송전청이 발주한 3,000만 달러 규모의 '스태콤'(손실전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몽골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력 인프라 구축사업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도 했다.
주가도 연초 대비 80% 가까이 뛰어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판덱스 사업의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을 비롯한 경량화 소재의 매출 증가와 변압기 북미 관세율 인하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반영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7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24일 효성의 주가는 12만1,000원이었다.
증권가는 효성이 올해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돌파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년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 역시 올해 12조원대에서 내년 13조원에 이어 2017년에는 14조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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