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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알고보자] 생태와 기후

불과 흙이 금강산을 반죽하고 물과 공기가 금강산을 조각했다면 생태와 기후는 금강산에 색깔을 칠하고 음향을 넣었다고 할 수 있다.한반도의 대부분이 그렇듯 금강산도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강산은 특히 대보 화강암이라 불리는 화강암과 화강섬록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같은 화강암류가 기반암을 이루는 지역의 토양은 석영·장석·운모 같은 성분이 많고, 마그마가 식어 굳어졌기 때문에 각종 광물 성분이 풍부하여 다양한 식물이 성장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금강산에는 소나무·잣나무·전나무 같은 침엽수와, 참나무·단풍나무·벗나무·오리나무·가래나무·피나무·고로쇠나무·신갈나무·떡갈나무 같은 활엽수가 많다. 특히 신계사 입구와 한하계 입구에 있는 높이 20㎙가 넘도록 곧게 뻗은 붉은 줄기의 미인송(美人松) 숲이 일품이다. 또 미역취·마타리·노루발풀·만병초·마타리 같은 초본식물과 산삼·더덕·머루·다래 같은 덩굴식물도 풍부하다. 특히 금강국수나무와 금강초롱은 금강산에만 발견되는 희귀식물이고, 금강봄맞이꽃과 만리화는 한국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이처럼 다양한 식물군은 계절에 따라 금강산에 풍성한 색깔을 칠한다. 철쭉과 진달래는 금강산(봄)을 분홍으로 칠하고, 각종 활엽수는 봉래산(여름)을 물안개에 젖은 초록으로 적셔 놓고, 단풍나무와 참나무는 풍악산(가을)을 붉고 누렇게 물들이며, 소나무·바늘잎나무 같은 침엽수는 흰 눈에 덮힌 개골산(겨울)을 드러낸다. 식물이 금강산에 색깔을 입힌다면 동물은 금강산에 음향을 불어 넣는다. 다람쥐·토끼·사향노루·고슴도치·오소리·족제비·여우·곰 같은 짐승들이 킁킁거리고 울부짖는 소리는 고요한 금강산을 약동시킨다. 특히 종달새·할미새·찌르레기·휘파람새·꾀꼬리·접동새·뻐꾸기·물총새·후투티·콩새·방울새·두루미·비둘기·부엉이·딱다구리·도요새·칼새 같은 많은 철새와 텃새들이 계절마다 제각기 다른 청량한 음향을 뽑아낸다. 금강산에 음향을 만드는 것은 또 있다. 폭포와 계곡의 물이다. 금강산 일대는 한국의 전반적인 기후에 비해 비교적 따뜻하며 비와 눈이 매우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마누라 팔아 장화 산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따라서 금강산의 폭포와 계곡은 항상 맑은 물이 넘쳐 흐른다. 금강산의 물은 어디나 더할 나위없이 맑고 깨끗하다. 그것은 화강암이 광물질이 많아 물을 여과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화강암은 나트륨·칼륨·마그네슘·칼슘 같은 알칼리 이온으로 몸에 좋은 암반수를 만들어낸다. 금강산의 절경은 그 지리적인 위치에서 오는 변화무쌍한 기상조건에도 기인한다. 금강산 일대는 동해안 가까이 있으면서 높기 때문에 짙은 안개가 자주 낀다. 금강내기(봄·가을에 금강산에 부는 강한 바람)는 자욱한 안개를 흐트리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해 내고, 겨울에 많이 내리는 눈은 금강산을 신선이 사는 한 폭의 수묵화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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