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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강원북부 호우] 파주.연천지역 주민 망연자실

96년과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엄청난 물난리를 겪게 된 주민들은 허탈한 표정이었고 물위로 솟아있는 전신주와 지붕은 그곳이 사람이 살던 곳임을 알게 했다.불과 1년만에 다시 찾아온 수마로 삶의 터전 일부를 잃어버린 파주시와 연천군 주민들은 또다시 재현된 악몽에 몸을 떨었다. 이재민이 대피한 대피소에는 정전에 따른 암흑과 울음소리, 안부를 묻는 인사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댐 일부가 유실되면서 붕괴 우려를 낳았던 연천댐 인근 지역 주민들은 공포의 하루를 보냈다. 연천댐의 범람 부분은 96년 여름 집중호우때 유실된 뒤 보강공사가 진행중인 시설로 댐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길이 60~70㎙의 가물막이 시설 위로 물이 넘친것. 이때문에 관리사무소와 수문조작실이 유실되는 등 긴박한 순간이 계속됐다. 96년 7월 수해로 주민 2,300여명이 5일동안 고립됐던 강원도 철원군 서면 자등리는 또다시 집중호우로 도로와 통신 전기가 모두 끊겨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진 채 두려움 속에서 구호의 손길을 기다렸다. 31일 밤과 1일 오전9시까지 경기북부지역에는 모두 15곳에서 33차례에 걸쳐 하천범람, 마을침수를 경고하는 사이렌과 경고방송이 울렸다. 경기북부지역은 밤새 홍수위험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경고방송, 대피하는 주민들의 아우성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주민들은 외부와 고립된 가운데 생필품마저 턱없이 부족한 상황속에서 악전고투하는 모습이었다. 파주시의 경우 침구류, 세면도구 등 생필품이 들어 있는 구호세트 200개와 라면 163상자가 전부인데다 수해지역으로 가는 길이 모두 침수돼 그나마도 이재민들에게 나눠주지 못했다. 또 1일 오전 동문천 범람으로 시가지 전체가 물에 잠긴 문산읍 주민들은 생필품 등을 구하지 못한데다 교통마저 통제돼 끼니도 거른채 수마와 싸웠다. 특히 연천군은 지난 6월 경기도에서 지급한 구호세트 200개를 양주군청에 보관해왔으나 교통이 두절되는 바람에 「무용지물」로 변해 단 한가지의 구호물품도 없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폭우로 일부 취수장들이 물에 잠기면서 당분간 피해지역의 식수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두천시의 경우 시를 가로지르는 신천의 물이 불어나 상수원 취수장이 물에 잠기면서 7만여명의 시민들이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1일 오전 10시30분께부터 올림픽도로가 구간별로 차량통제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오후들어 수위가 낮아지면서 다소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강시민공원은 모두 물에 잠긴채 가로등과 농구대만 물위로 올라와 흉한 모습이었다. 휴가철을 맞아 철원과 인제군 일대 유원지를 찾았던 피서객들은 고립된채 구조를 기다리며 애타는 모습이었다. 1일 오전 6시께 시간당 57㎜의 비가 내린 철원군 서면 자등 6리 원아사 입구 다리가 붕괴되며 야영객 등 19명이 고립돼 인근 민박집으로 대피했다. 피서철을 맞아 많은 인파가 몰린 설악산 일대에도 많은 비가 내려 등산객들이 대피하는 사태를 빚었다. 설악산내 각 대피소에는 대청대피소 38명을 비롯해 소청대피소41명, 희운각대피소 23명 등 모두 142명이 대피해 있으며 사찰인 오세암에도 신도와 등산객 등 94명이 대피했다. 또 동해안 94개 해수욕장은 오전부터 피서객의 수영이 금지돼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회부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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