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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생각의 허점

제3보(29~41)


흑29로 웅크린 것은 정수. 여기서 왕레이는 30으로 씌워 흑대마를 위협하고 나섰다. 흑31은 최강의 반발. 백32는 정수. 이 수로 반대쪽인 33의 자리에 차단하여 공격하는 것은 백이 도리어 위험하다. 흑33이 놓였을 때 왕레이는 20분간 장고를 하고 34를 두었는데 ‘장고끝의 악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수로는 가에 평범하게 뛰어나가는 것이 최선이었고 그것으로 백이 나쁘지 않은 바둑이었던 것인데…. 왕레이가 구태여 행마를 비틀어 34로 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흑37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원래 흑37 같은 행마는 상대방의 연결을 도와주는 이적수로 프로에게는 금기로 되어 있는 것. 왕레이는 창하오가 설마 이런 이적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그 생각의 허점을 창하오가 정통으로 찔러 버린 것이었다. 왕레이가 예상했던 것은 참고도1의 흑1이었다. 그것이면 백2 이하 6으로 두어 백의 호조. 수순 가운데 흑5로 참고도2의 흑1에 몰면 백2 이하 6으로 역시 백의 호조. 실전은 흑41의 절단이 통렬하여 백이 심히 거북하게 되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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