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방송사들이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유튜브라는 스트리밍 시장의 절대 강자를 견제하기 위해 손을 잡았지만, 유튜브를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와 스마트미디어렙(SMR)은 영상 콘텐츠 제공계약을 맺고, 네이버는 'TV캐스트'라는 공간만 제공하고 방송사들이 영상으로 직접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방송사들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방송사들은 유튜브와도 똑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겠다는 입장이다.
SMR은 SBS와 MBC가 합작해 만든 온라인·모바일 광고대행사로 두 회사 외에 종합편성채널과 CJ E&M 등의 광고를 대행한다.
이번 계약에 따라 방송사들은 네이버 TV캐스트 영상클립에 광고를 붙이고 무료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네이버와 지상파가 '동맹'을 맺은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PC온라인에서 밀린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하는 것이 목표고, 방송사는 콘텐츠에 대해 제값을 받겠다는 의지가 강해 의기투합이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엔 방송사들이 플랫폼에 콘텐츠만 공급할 뿐 광고나 운영은 전적으로 플랫폼의 권한"이었다며 "방송사들의 불만이 컸고 이번에 새롭게 계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방송사에 광고 수익의 90% 가량을 내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도 유튜브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다. TV캐스트는 유튜브에게 완전히 밀린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유튜브의 온라인 스트리밍 동영상 점유율은 79.9%지만, TV캐스트는 1~2%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은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 같은 기간 유튜브의 모바일 동영상 시간 점유율은 50.3%로 나머지 절반은 아직 유튜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특히 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미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다 한국의 '모바일 유튜브' 이용률은 전 세계 최대 수준으로 동영상 스트리밍의 81% 정도를 차지한다.
방송사들은 유튜브와도 같은 조건의 계약을 맺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방송국은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릴 때 사실상 모든 권한을 유튜브에 위임한다. 광고와 운영 등 모두 것을 유튜브가 제시한 조건에 맞춰야 하고, 광고 수익도 40% 정도로 적다. 다만 방송사들은 유튜브에 TV캐스트와 같은 조건을 요구하되 한류 확산을 위해 국외 유튜브에는 영상을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경우에 따라선 해외 이용자가 유튜브에서 보는 영상을 국내 이용자만 못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대해 방송사들은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보면 된다"는 강경한 태도여서 유튜브가 어떤 협상안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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