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이후 거듭되는 증시조정으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덱스 펀드로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반면 강세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액티브(주식형) 펀드와 해외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가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올 들어 설정된 펀드의 자금 증가 규모를 조사한 결과 지난 4월2일 설정된 인덱스 펀드 ‘미래에셋TIGER200상장지수’의 순자산액이 7,725억원으로 올해 국내에 출시된 펀드 중 가장 많은 돈을 끌어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덱스형이면서도 자산의 일부를 선물ㆍ옵션 등에 투자하는 파생형인 ‘ING인덱스프리미엄파생상품 3’도 출시 한 달여 만에 순자산액이 2,014억원에 달했다. 2002년 설정됐지만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열기에 힘입어 KODEX200 ETF(올 초 이후 3,583억원)와 KOSEF 200 ETF(2,251억원)에도 대규모 자금이 쏠렸다.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주가 하락기에도 수익률이 기대되는 주가연계펀드(ELF) 등 파생상품도 올해 펀드시장의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동부델타-프리베주식혼합’ 시리즈를 비롯해 각종 파생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전체 펀드 709개를 유형별로 나눠보면 파생상품 펀드가 319개로 가장 많았다. 반면 지난해까지 국내 펀드시장을 주도했던 액티브형 상품의 열기는 상대적으로 사그라졌다. 올해 설정펀드 중 순자산액 증가 상위 10위권 안에 든 액티브 펀드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5C-A(2,624억원)’와 ‘미래인디펜던스주식형K-3ClassA(1,573억원)’ 등 두개에 불과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라 해외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해외 펀드의 경우 브라질ㆍ러시아 등 최근 수익률이 높은 국가에만 일부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해외 펀드 열풍의 주인공인 중국과 인도는 최근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며 출시된 상품 자체가 줄었고 자금 역시 이들 신상품보다는 ‘슈로더브릭스주식형’ ‘미래에셋브릭스업종대표주식형’ 등 지난해 수익률이 높았던 펀드로 자금이 집중됐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극적인 운용 스타일보다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변동폭이 적은 인덱스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상근 삼성증권 자산배분파트장은 “3년 이상 장기투자의 경우 인덱스 펀드와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은데 같은 유형 안에서도 수익률 편차가 큰 액티브보다는 안정성을 띠는 인덱스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파생상품에 대해 신 파트장은 “상품구조에 따라 주가 하락기에도 원금을 보존하면서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상품마다 워낙 수익률 조건이 다르고 장기투자시 상승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보다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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